"한국교회, 코로나 이전 모습 회복 아닌,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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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코로나 이전 모습 회복 아닌,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야"

  • 2022-05-27 20:34
핵심요약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ANI선교회, '한국교회원로포럼'
"신앙세계 혼탁하고 인간주의 만연…교회 본질 회복해야"
"영성에 대한 관심 증대…교회가 건강한 영성 제공해야"
"가장 낮은 자들과 함께 하신 예수의 개방성 닮아야"



[앵커]
한국교회원로목사총연합회는 26일 포럼을 열고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원로목사들은 교회가 단순히 코로나 이전의 외적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한국 교회는 코로나 이전의 교회 모습을 회복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교회 원로 목사들은 교회가 과거 모습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래서도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질주의에 잠식돼 건강성과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성찰하며,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신앙세계가 혼탁하고 인간주의가 만연했을 뿐만 아니라, 목사들은 하나님의 목회가 아닌 자기 자신의 목회를 했다"고 비판하며 교회가 무엇보다존재 이유를 깨닫고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교회가 더 이상 성을 높이 쌓아선 안된다"며 "세상으로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정익 원로목사 / 신촌성결교회]
"한국교회는 크기와 많음과 더 화려함을 추구하면서 '내 목회'를 위해서 동분서주해 왔던 것을 우리는 회개해야 한다. 세상이 교회에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보고, 눈을 옆으로 돌려 이웃을 돌아보고, 지역사회에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작은 교회들과 공생하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


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원로포럼.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 연동교회 이성희 원로목사,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가 발제자로 나섰고, 강남교회 전병금 원로목사와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원로목사가 논찬과 총평으로 참가했다.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원로포럼.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 연동교회 이성희 원로목사,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가 발제자로 나섰고, 강남교회 전병금 원로목사와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원로목사가 논찬과 총평으로 참가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엔 종교와 영성, 인간의 심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연동교회 이성희 원로목사는 "보이지 않는 것을 추구하고 연구하는 이른바 5차 산업혁명이 올 것"이라며 "종교성이 더욱 강화되는 시기에 교회가 건강한 영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에 행위를 더해 신앙생활이 아닌 '생활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교회는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성희 원로 목사 / 연동교회]
"'21세기는 영성의 시대다'라고 미래학자들이 말해요. 기독교만 영성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에요. 온갖 종교가 영성을 다 갖고 있고, 무당도 영성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이 점점 건전치 못한 잡된 영성에 빠질 때, 기독교가 어떻게 건강한 영성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이게 바로 교회의 기능이고요. 만일 교회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사회는 엄청나게 혼란하게 될 겁니다."

한편,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수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교회가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강남교회 전병금 원로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란 배타성에 있지만, 그로 인해 교만이 생겨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목사는 교만이 결국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예수께선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직접 내려오신, 개방성을 가진 분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목사는 "배타성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바리새인의 신앙"이라며 "이러한 신앙은 독선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로 나타나, 하나님의 이름을 가지고 심각한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병금 원로목사 / 강남교회]
"그 배타성을 가지고 교만하고, 인권을 무시하고… 교회가 성장하고 그러니깐 교회가 상당히 힘을 가지게 된 거예요. 힘을 가지게 되면서 거기 교만이 생기게 되고, 그 배타성이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예언자적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예수님의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의 예수님은 크신 분이지 좁은 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원로 목사들은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 갈등과 분열의 한 축이 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교회가 외적인 회복인 아닌,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확장시켜나가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 나가길 바랐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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