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 다시 시작

  • 2022-06-03 13:19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통합 찬성 결정
선거 과정 원활하지 않아 잡음 일듯
통합 논의 시작하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한기총 내 이단 문제해결은 감감무소식


한기총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한교총과의 통합에 찬성했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기총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한교총과의 통합에 찬성했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 논의가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최한 한기총 임시총회 결과, 전체 135표 중 통합 찬성이 70표, 통합 반대 64표, 무효는 1표가 나와 통합 찬성이 최종 통과됐다. 3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통합 추진이라는 결론을 얻었지만, 임시총회는 말 그대로 혼란의 연속이었다.

통합 찬반을 묻는 1차 투표에서 개표 수가 재적 인원 수보다 많이 나오는 등, 선거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총대들에게 나눠준 투표 용지는 134표였는데, 개표하기 위해 총대들에게 걷은 표는 136표가 나왔다.  또 무기명 투표로 하기로 했지만, 기표소도 설치하지 않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기표를 하는 등 허술한 모습도 보였다. 일부 총대들은 불법 선거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투표 전 토론에서는 시종일관 한교총과의 통합에 부정적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한교총 내 WCC와 교류하는 교단이 있다는 이유로, 총대들은 통합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WCC가 좌파 용공이라는 이유로 한기총과 절대 함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총대는 한교총과 통합을 논의할 게 아니라, 한교총에 속한 교단과 단체가 한기총에 가입을 하면 끝나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실제로 투표 결과는 통합 찬성이 많았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도 있어, 한기총으로서는 이 잡음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이 남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한기총이 통합 찬성을 결정하면서, 그동안 중단했던 통합 논의도 일단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전히 한기총 내부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한교총 역시 소강석 목사 외에는 통합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임시총회 당시 한기총이 총대들에게 제시한 통합과 관련한 세부합의안을 보면, 한교총의 공감을 얻기 힘든 조항도 있다. 한기총은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한기총의 이름과 역사를 그대로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총이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한교총은 정부의 대 개신교 대화 상대로서 입지를 굳히는 등 이미 보수 연합기구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 연합기구가 한기총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한기총의 정치적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구나 통합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이단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기총 내 이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한 연구위원회도 활동이 전무하다.

한교총과 한기총 통합추진위원회가 통합에 합의하더라도, 결국 통합의 최종 완성은 한교총 총회다. 한교총이 총회에서 통합 안건이 통과해야 통합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WCC와 한기총 명칭 계승 등을 한교총 총대들이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이 어려움을 뚫고 한교총과 한기총이 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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