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바란다 - 정종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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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바란다 - 정종훈 교수

  • 2022-06-03 19:02


6월 1일 지방선거의 열기를 뒤로하고, 당선의 기쁨을 누리는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탈락의 쓴맛을 맛보는 후보자는 후보자대로 지난 선거에 대해서 복기할 필요가 있는 시간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 당선되었으며, 어떻게 해서 탈락했는지, 선거의 당락 자체를 돌아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선거에 나섰는지, 어떤 정책을 제시하려고 했는지, 어떤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하려고 한 것인지 등 선거에 나선 초심을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흔히 일반 시민들은 '정치란 더러운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시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서 복무하는 꼭 필요한 제도이자 질서입니다. 정치가 처음부터 더러웠던 것이 아니라 더러운 정치인들이 정치를 더럽힌 결과 더러운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당선된 정치인은 자신의 공약을 다시 검토한 후 시민들을 위해 철두철미하게 이행해야 할 것이고, 자신의 탐욕과 부정부패에 거리를 두어 청렴하고 정직한 정치인으로서의 각오를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 중인 지난 1일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송호재 기자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 중인 지난 1일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송호재 기자
당선된 정치인은 자신이 속한 당과 자신을 지지한 무리의 당리당략보다는 모든 시민의 기대와 공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강자들과 특권계층의 이익보다는 약자와 소외된 계층들의 필요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사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기보다는 설사 자신은 손해를 보더라도 보편적인 선과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일반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인사나 다른 진영과도 건강한 타협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별히 기독교인 정치인이라면, 시민들이 자신에게 준 정치 권력과 권한을 하나님의 청지기로 정치하라는 의도 가운데서 위임된 것으로 알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기독교의 보편 가치인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정치 현장과 정책에 접목해서 실현해야 합니다.

자신의 정치 임기가 종료된 후에는 역사의 평가와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을 기억하고, 끝까지 시민들을 겸손히 섬기며 돌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기독교 연고주의에 머물기보다는 이웃 종교와 함께 보편 선을 지향하는 협력의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시민에게 실제로 큰 영향을 끼치는 삶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정치적인 우파도, 정치적인 좌파도 아니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뜻과 당신의 나라를 이루시며, 당신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는 분이십니다.

때문에 우리 기독교인 시민은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나라를 기준으로 당선된 정치인의 정책과 정치적 행위를 감독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우리는 플라톤의 말대로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고 말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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