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향린교회 공동체' 목회자로서 목회 현장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던 김경호 목사가 최근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읽는 성서 시리즈'를 완간했습니다.
김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를 잃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성서 읽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 66권 전체를 생명과 평화의 관점으로 조망하는 성서 주석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저자 김경호 목사는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은 생명과 평화"라며 "이는 곧, 약자들을 보호하고 자유케하는 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목사는 "오늘날 제도화 되고 교권화된 한국교회는 이 성서 본래의 정신을 잃어버렸다"며 "지배자 중심의 서구 신학과 역사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경호 목사 / 강남향린교회]
"(이집트에서) 노예민들이 해방을 얻는 원초적 경험에서 성서의 역사가 시작이 됐고, 이스라엘의 역사가 출발이 되는 거죠. 우리 사회의 약자들, 특별히 주변에서 삶의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을 사랑하고 품는 그런 생명의 정신, 또 그들과 함께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그런 공동체, 이런 정신이 바로 성서의 근본정신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리즈는 <오경>, <역사서>, <왕국시대 예언자>, <포로기와 그 이후 예언자>, <지혜문학>, <복음서 上, 下>, <바울 서신>, <기타서신>을 순서로 총 9권으로 구성돼 있다.이번 시리즈는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배경을 객관적 방법으로 연구해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성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습니다.
김 목사는 "말씀이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나왔는지 제대로 이해할 때, 문자주의나 자의적 해석의 오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며 역사 비평적 성서 읽기를 강조했습니다.
[김경호 목사 / 강남향린교회]
"하나님의 말씀에 내가 복종하는 게 아니고 내 이야기를 하나님의 권위로 확대시키는 것,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외골수로 가게 되고, 교회는 점점 사회와 담을 쌓게 되고, 사회에서 오히려 지탄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더 나아가 김 목사는 "성서가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 상황에 맞게끔 재해석되고 적용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옛 이야기에 그치고 만다"고 지적했습니다.
성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이는 말씀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시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성서의 답을 찾으려고 치열하게 분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경호 목사 / 강남향린교회]
"(설교자의 역할은) 오늘의 현실 상황과 사회 상황과 성서 말씀을 중재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현실 사회를 읽고 그 모순을 찾아내고. 그것을 성서 속에서 답변을 얻고 성서의 말씀이 오늘의 현실 속에 어떤 복음이 되는가를 연결시켜주는 사명이 설교자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경호 목사는 "교회가 우리 현실 역사의 변화엔 무관심하고 문을 닫고 있지 않는가 성찰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신앙이 정말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신앙인가 하는 것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리즈는 단순히 한 신학자의 주석서가 아니라 향린교회 공동체의 신학적 고민과 다짐이 담긴 현장의 고백이란 점에 더욱 의미 깊습니다.
김경호 목사는 "이번 시리즈 집필은 교우들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건강한 교회 회복을 위한 공동체적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김 목사는 독자들을 향해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단순히 낙담하고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서의 본래 정신을 회복해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