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정대일 전도사 압수수색 규탄 기도회. [앵커]
경찰이 오늘(9일), 북한 연구자인 정대일 전도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정 전도사 소속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긴급 기도회를 열고, "이번 체포는 전문 연구자의 정당한 학문 활동을 압살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기장총회 소속 정대일 전도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지난 7월 자택과 사무실, 핸드폰 등을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수 차례 조사에 불응하자 긴급 연행한 겁니다.
정 전도사는 김일성의 항일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출판과 판매에 관여하고, 이적 표현물을 소지했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 전도사를 향한 경찰의 수사는 앞서 '학문의 자유 침해'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주체사상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주체사상과 기독교의 관계를 연구해온 전문 연구자의 공개적인 활동과 연구 자료를 이적 표현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세기와 더불어' 출판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서조차 문제삼을 필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보수단체가 제기한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 역시 올해 1월 대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정대일 전도사 압수수색 규탄 기도회서 발언하고 있는 정대일 전도사.기장총회는 긴급기도회 열고 경찰을 규탄했습니다.
기도회 참가자들은 "일제의 치안 유지법을 이어 받아 독재정권의 인권탄압의 도구로 활용됐던 국가보안법이 다시금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며 "공안 정국으로 가려는 모든 시도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황인근 목사 / NCCK 인권센터 소장]
"지금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정권이, 경찰이, 검찰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짐작하게 됩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말하지 못하게 하고, 못 듣게 하고, 여러 가지 법 조항을 앞세워서 사람의 생각을 재단하려고 한다면 그것으로 나라를 지킬 수도 없고, 국민을 지킬 수도 없습니다."
기장총회는 "현재 헌법 재판소가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한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사가 국가보안법 유지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장총회는 내일(10일) 오후 5시 서울경찰청 본관 앞에서 2차 기도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