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대구서 '10만 명' 수료식 강행…"세력 과시· 내부 결집용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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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신천지, 대구서 '10만 명' 수료식 강행…"세력 과시· 내부 결집용 행사"

  • 2022-11-20 23:46

(대구=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 앞에 행사를 마친 후 귀가하려는 신도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대구=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 앞에 행사를 마친 후 귀가하려는 신도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이단 신천지가 비판 여론 속에서도 대구스타디움에서 10만 명의 신도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천지는 20일, 자체 교리 교육기관 수료식을 진행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신도들은 헬기와 대형버스 등을 통해 행사 장소로 이동했으며, 2천 9백여 대의 행사차량이 동원됐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대구시와 대구경찰청 등도 현장에서 교통정리와 안전 관리에 나섰다. 핼러윈 참사 이후 대규모 행사에 대한 안전 사고 우려를 인식한 듯 신천지 측에서도 자체 안내요원 등을 배치했다.

행사장 밖에선 신천지 피해가족들의 맞불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신천지는 가정과 인생을 파괴 시키는 사교집단"이라고 주장하며 신천지 신도들에게 "계속해서 변하는 신천지 교리를 다시 확인해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수료식은 이날 정오쯤 시작돼 3시간 가량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현장 관리에 나서면서 두 집단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이단전문가, "세력 과시· 내부 결집용 행사"

행사장 인근에서 시위중인 신천지 피해자 연대. 연합뉴스행사장 인근에서 시위중인 신천지 피해자 연대. 연합뉴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대구에서 신천지가 대규모 행사를 강행한 것은 자신들의 세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이단상담소 이동헌 소장은 "신천지는 대규모 행사를 통해 내부 결집을 강화하고 조직을 유지한다"며 "대규모 행사의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지속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내부 제보에 의하면, 이번 행사에서 신천지는 '10만 명 수료식'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론 상당 수 기존 신도들이 전국에서 참석한 것"이라며 "수료복을 입고 '가짜 수료자' 행세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신천지의 반사회적 실체를 알리며 탈퇴자들의 사회 적응, 대구의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 출신 신천지 탈퇴자 A씨는 "이번 행사는 신천지에서 아예 작정하고 총동원한 것 같다"며 "대구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 것 자체가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일이 터져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해 가족들, "종교의 자유 이전에 사회 문제"


연합뉴스연합뉴스
한편, 이번 행사를 허가한 대구시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구시민들과 대구시의회, 신천지 피해단체들은 행사 취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구의 이미지가 실추돼, 아직까지 대구시민들의 아픔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라며 "대구시가 신천지를 상대로 직접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의 대규모 집회를 위해 체육시설을 빌려 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문화복지위는 특히, "핼러윈 참사로 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대구도시관리본부가 10만 여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종교행사를 졸속으로 허가해 줬다"며 "대관 허가가 신중한 검토없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대구시민을 위해 운영되어야 할 공공시설에서, 경찰과 소방인력 동원 등 국민 혈세로 사교집단의 행사가 유치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헌법에 보장된 종교 자유를 제한할 이유를 찾지 못해 대관을 허락해주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홍 시장은 종교의 자유만 보이고, 신천지가 자행하는 사기 포교 등 헌법에 위배되는 사항은 보이지 않느냐"며 반발했다.

특히, "신천지로 인한 학업포기와 이혼, 가출 등은 가정을 해체시키고 파괴하는 사회 문제"라며 "단순히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반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관 허용 결정이 신천지를 상대로 한 대구시와 대구 지역 소상공인들의 재판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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