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대원 채플실에서 제71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평화를 원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71회 총회선언문 채택
2024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가 21일 서울 성북구 한신대 신대원 채플실에서 제71회 정기총회를 열고, 창조세계 복원을 위한 기후정의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다.
교회협 71회 총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구세군,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한성공회, 한국정교회 등 9개 회원교단을 비록해 연합기관, 지역NCC전국협의회에서 200여 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했다.
교회협은 총회선언문에서 "인간이 초래한 '기후 대학살'은 가장 먼저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우리는 탄소중립과 탈성장을 기조로 한 기후정의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그러면서 "국가와 기업이 핵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사회적 합의를 시행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위험사회에 노출된 우리 사회에 대한 우려도 담았다.
교회협은 "우리는 올해 여름에 관리의 부재로 인한 홍수를 당했고, 그로 인한 인명의 희생을 경험했다"며,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태원에서 일어난 10.29 참사를 당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이어 "단순한 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국가의 부재'로 이어졌다"며,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반도와 노동의 위기도 지적했다.
교회협은 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며, "이제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군사적 충돌은 지구촌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악재"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종전과 평화협정을 위해서 세계교회와 함께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협은 노동의 위기에 대해 '인간성의 위기'이자 '정치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교회협은 "이해충돌을 조정하고 시민들의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민생정치가 실종된 현실 속에서 정쟁과 참사만 남을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이 사람과 생명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교회협은 '코로나19 펜데믹의 경험을 통해서 본 교회와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공식 문서로 채택했다.
이른 바 교회고백 문서는 교회협 신학위원회와 크리스찬아카데미가 함께 사회와 문화, 정치와 경제, 생태와 생명, 신학적 도전 등 주제별 9차례 심포지엄과 20여 차례 문서 작성 모임을 거쳐 완성했다.
교회고백 문서는 펜데믹으로 인한 성찰과 사회와 교회에 대한 전망, 과제, 대안 등을 거시적으로 담은 신학문서로 모두 163개 고백을 담았다.
교회협의회 제71회기 신임 임원들이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예장통합 이순창 총회장, 기장 강연홍 총회장,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루터회 김은섭 총회장, 성공회 이경호 의장주교, 기하성 우시홍 총회장, 복음 윤창섭 총회장. 100주년 교회협의회 '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 순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71회 총회에서 '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를 주제로 선정했다. 이 주제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72회기에도 적용된다.
교회협 100주년 주제위원회 위원장 이훈삼 목사는 "교회협은 권력과 자본의 독점아래 신음하던 우리 사회에 민주화와 인권, 자유와 평등, 화해와 통일, 생명과 환경 등을 세우기 위해 투쟁하고 헌신하여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을 맞아 파국 직전에 몰려 있는 세계에 대한 교회의 잘못과 책임을 고백하고 구원을 간구하면서 개인과 사회, 만물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성령의 권능을 힘차게 증언하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엄숙하게 선언 한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사업보고를 통해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 진행사항도 보고했다.
교회협은 71회기동안 100주년 기념사업을 교회협력·참여사업과 대중 홍보 사업, 연구·출판사업, 사료실·전시실 설치사업, 1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기획사업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교회협은 또, 내년 일본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맞아 광복절 78주년 기념주일을 관동대지진 100주년 추모의 시간으로 보내기로 했다.
교회협 이홍정 총무는 "오늘은 2024년 새로운 100년을 향해가는 전환점을 포함한 새로운 두 회기의 출발이다"며, "이 전환의 시기를 한국교회의 지형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 속에서 세계와 소통하며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모색하고, 그 일을 위해 우리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며 소통해야 할지를 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협 71회기 대표회장에 취임한 강연홍 총회장(한국기독교장로회)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교회협 신임 강연홍 대표회장, "교단간 연합과 일치 최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71회 총회에서는 강연홍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이 교회협 신임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강연홍 대표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는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정치적 현안들과 경제적 문제, 코로나 이후 부딪히고 있는 양극화 문제, 분열의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강연홍 대표회장은 "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분열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며, "교단 간 연합과 일치운동을 통해 주어진 과제들을 해결해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한국교회가 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청년사전대회 참가 청년들이 대의원들에게 청년 에큐메니컬 리더 양성을 위한 지원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교회협 청년사전대회, "에큐메니컬 청년운동 지원 필요"
총회에서는 교회협 총회 청년사전대회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교회협 총회 사전대회 참가 청년들은 입장문에서 "에큐메니컬 정신에 기초한 에큐메니컬 운동의 정의 규정과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이어 △ 에큐메니컬 신학화 작업과 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 △ 각 교단 신학교 대상 에큐메니컬 운동 홍보 △ 신학교 내 에큐메니컬 커리큘럼 마련 등을 제안했다.
청년들은 또, "에큐메니컬 청년운동을 위한 환경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은 이를 위해 △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청년활동가 기본소득 보장 △ EYCK 간사 실질적 임금 지급 △ 교회협 각 위원회 내 청년 할당제 실질화 등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71회 총회에는 해외 교계 인사들도 참석해 교회협 에큐메니컬 선교 활동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총회 이모저모…10.29 참사 희생자 위한 기도 등
교회협 총회는 추모의시간을 통해 올 해 별세한 에큐메니컬 인사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회 참석자들은 또, 15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10.29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한 기도의 시간도 가졌다.
이은재 기감 대의원은 "친구 나사로의 무덤에서 눈물 흘리신 예수님 지금 예수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이태원 좁은 골목 비탈길에서 함께 울고 계신가요"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 158명의 자녀들을 하나님께서 품에 따뜻하게 안아주실것을 믿습니다"고 기도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71회 총회에는 미국 그리스도교연합교회(UCC) 카렌 조지아 톰슨 의장,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김성제 총간사, 캐나다연합교회(UCC) 패티 탈봇 국장 등이 참석해 교회협 에큐메니컬 선교 활동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교회협은 캐나다연합교회 패티 탈봇 국장에게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에 참여해 준 데 대해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