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있세] "회사 그만둬야 하나요?"…맞벌이, 유치원 탈락·방학 보육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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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있세] "회사 그만둬야 하나요?"…맞벌이, 유치원 탈락·방학 보육 '막막'

  • 2022-12-20 20:05

유치원 3지망 탈락 맞벌이 '상당'
"유치원 방학에 아이 맡길 곳 없어"
방과 후 과정 탈락에 보육도 걱정
미흡한 보육 제도에 회사 그만두기도


[앵커]
내년에 자녀를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들 계실 텐데요.
 
CBS가 아이들이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준비한 연중기획 '아이 있는 세상(아있세)'
 
이번 시간에는 맞벌이 부부인데도 아이를 마음 편히 유치원에 보낼 수 없어 고민하는 학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한혜인 기잡니다.
 
[기자]
내년에 유치원에 입학하는 나이의 자녀를 둔 김민정 씨는 아이의 유치원 등록을 준비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김민정 씨가 전달한 유치원 지원 결과.김민정 씨가 전달한 유치원 지원 결과.'처음학교로'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1지망부터 3지망까지 희망 유치원을 접수했는데, 선발 결과를 확인해보니 대기 번호가 382번이었기 때문입니다.
 
대기 번호 66번을 받은 한 공립 유치원에서는 작년 기준 대기 번호 10번조차 입학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맞벌이 부부인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결국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건지 고민이 더 커집니다.
 
[인터뷰] 김민정 / 유치원 입학 준비 학부모
"다 떨어졌다고 하니까 막상 앞으로 생계도 그렇고 집에서 아이를 보육해야 한다는 게 엄마한테는 많이 힘들죠. 일을 못 한다는 사실에 암담했죠. 참담했고."
 
같은 신도시에 살고 있는 다른 맞벌이 부부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치원 탈락 결과를 접한 학부모들이 자녀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옥 / 유치원 입학 준비 학부모
"(아이를) 낳아서 경력 단절이 되는 경우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서 아이만 낳으라고 하고 막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고. 그냥 애만 보고 집에 있으라는 거예요."


맞벌이 부부는 어쩔 수 없이 근무 시간 동안 자녀를 유치원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립 유치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일반적인 교육 과정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또,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아이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는 부부에게는 선택지조차 될 수 없습니다.
 
오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립 유치원 방과 후 과정반은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데 지원한다고 모두가 합격하는 건 아닙니다.
 
추첨을 통해 방과 후 과정에 합격한 일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탈락한 학부모의 고충은 상당합니다.
 
[인터뷰] 김민정 / 유치원 입학 준비 학부모
"나라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장려하지만 실질적으로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학습적인 면이나 실질적인 맞벌이 부부를 위한 대책이 미흡해서…"
 
방학이 없는 사립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김정옥 / 유치원 입학 준비 학부모
"(사립 유치원도) 7시까지는 안 봐줘요. 6시 20분이나 30분까지는 직접 가서 하원을 해줘야 해요. 그 시간에는 통학 버스가 안 다니니까 부모들이 직접 가서 퇴근을 하면서 (자녀를) 데리고 와야 해요."
 
아이 걱정에 결국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도 생깁니다.
 
[인터뷰] 이미령(가명) / 유치원 입학 준비 학부모
"엄마를 찾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계속하니까 불안한 마음이 커서 한 5개월 정도 회사 다니다가 결국에 그만뒀어요."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 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
 
학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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