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전두환 때도 안그랬다" 예배 중 미등록외국인 연행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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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 "전두환 때도 안그랬다" 예배 중 미등록외국인 연행 반발

  • 2023-03-24 18:46



경찰이 지난 12일 대구시 달성군 논공 필리핀교회에 예배 도중 난입해 미등록외국인 9명을 강제 연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대구 논공 필리핀교회경찰이 지난 12일 대구시 달성군 논공 필리핀교회에 예배 도중 난입해 미등록외국인 9명을 강제 연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대구 논공 필리핀교회
[앵커]

얼마전 대구의 한 이주민교회에서 예배중이던 미등록 외국인들을 경찰이 강제연행해 대구 경북 지역 목회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예장 통합총회 목회자들도 군사 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사건이라며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법적 대응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 12일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논공 필리핀인교회.

경찰이 주일예배를 드리는 교회에 들이닥쳤습니다.

경찰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하며 탐문하기 시작했고, 미등록외국인들에게 수갑을 채웠습니다.

교회 밖에서는 소방차가 교회 베란다 문으로 물을 쏘면서 위협을 가했습니다.

경찰이 9명의 미등록외국인들을 강제 연행한 뒤에야 소란은 마무리 됐지만, 필리핀인 목회자와 교인들은 예배 방해는 물론 사람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모멸감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이주민선교협의회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대구 달성 필리핀 이주민교회 예배 유린 규탄 기도회'를 진행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이주민선교협의회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대구 달성 필리핀 이주민교회 예배 유린 규탄 기도회'를 진행했다. 
(현장음) "책임자를 처벌하라 처벌하라"

개신교계는 이 사건을 두고 경찰이 예배를 유린했다며, 경찰의 예배 방해와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예장 통합총회 이주민선교협의회는 필리핀 이주민교회 예배 유린 규탄 기도회를 열고, 군사 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사건이 발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규복 목사 / 대전 빈들교회
"전두환 때도 안했어요 전두환 때도…이 사람들은 세상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거기에 와서 예배 설교 중에 신분증 내 놓으라 이거 기가 막힌 일 아닙니까"

[녹취] 안대환 목사 / 한국이주노동재단 이사장
"여러분 우리가 만만히 보여서는 안 됩니다. 이 경찰의 불법함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불법 경찰은 물러가라고 단단히 외쳐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은 "교회를 침탈한 윤석열 정권은 하나님께 회개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이주민들을 향한 증오와 인권침해가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녹취] 김승남 목사 / 예장통합 이주민선교협의회
"이주민들을 향한 증오와 인권 침해가 중단되고 서로가 평화롭게 살게 하여주옵소서"

이에 앞서 대구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등으로 구성된 대구경북종교인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경찰이 예배 시간 도중 교인들을 수색·심문하고 체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미등록 이주민들의 인권을 짓밟은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대구경북종교인연대는 이어 "미등록체류자 상태에 놓인 이주노동자 문제는 지역노동청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등이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예배 도중 난입해 미등록 이주민들을 강제로 연행한 것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신교계는 오는 29일 경찰청 앞에서 필리핀이주민교회 예배 유린 규탄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경찰의 예배 방해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찰은 필리핀교회 미등록외국인 연행사건에 대해 예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고 적법한 법집행이었다는 입장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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