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한국기독교학회가 오늘(16일) 목회세미나를 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처치'로의 목회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기독교학회가 코로나 이후 목회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이른바 '하이브리드 처치'입니다.
하이브리드 처치란 오프라인 교인, 온라인 교인 어느 한 쪽을 우선으로 두지 않고, 두 영역 모두를 동일한 관심으로 살피는 교회를 말합니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교회에 직접 나오지 못하는 이들까지 교회 구성원으로 포함한다는 점에서 더욱 가정적이고, 안전한 소통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조성실 목사 / 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성도님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 예배에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단순히 게을러서가 아니라, 일이 바빠서가 아니라, 나는 정말 나오고 싶은데도 육체적인 이유로, 아니면 질병으로 인해서, 아니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서 (나오지 못합니다.) 그런 분들을 우리가 더 이상 교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한 영혼이라도 끊임없이 그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함으로써 교회의 일원으로, 또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예배 공동체로 초청할 것인가…"
16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회 목회세미나 '뉴노멀 시대, 하이브리드 목회 이렇게 합시다'.특히 하이브리드 처치는 소그룹 공동체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되던 기존 구역 시스템을 넘어 주제와 관심사별로 소그룹을 형성함으로써
교인들의 실질적인 필요에 교회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소통에 강점이 있다면 오프라인은 감각적 체험과 일체감을 줄 수 있습니다.
세례, 성찬, 손잡기 등 육체적, 공감각적 경험은 교회 공동체에서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연구자들은 또, "교회가 단순히 교인들만의 공간이 아닌 사회적인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오프라인 영역에서 교회의 공적인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뉴스브리핑]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처치
'하이브리드 처치'. 지난 코로나 3년을 지나오면서 생겨난 단어로 목회자들에겐 상당히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와 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하이브리드 처치가 됐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처치는 단순히 현장예배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영역에서도 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능동적으로 해나가고자 하는 교회를 뜻합니다.
코로나19 종식을 맞아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 이전의 교회 모습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면예배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간 느슨해진 교회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영성을 회복하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팬데믹을 지나며 새롭게 발견한 온라인 공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동반돼야 합니다.
팬데믹 초기엔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일부 교회에선 온라인예배가 오프라인예배를 대체할 수 없다며 전염병 상황에서도 대면예배를 강행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온라인예배가 대면예배를 대신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 영역의 특성을 인정하며 신앙생활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입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대립이나 선택이 아니라, 두 영역 간 유기적인 연결성을 구축해야 한단 겁니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현장에서 느끼는 예배의 감격과 뜨거운 열정을 추구하는 한편, 시공간을 초월한 연결성을 가집니다.
또, 교인들간의 인격적인 만남과 상호작용을 강조하고요. 특정한 주제나 관심사별로 모이는 느슨한 관계도 함께 추구합니다.
온라인 공간에 대한 고민은 다음 세대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한다는 뜻에서 '포노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다음세대에겐 온라인 공간의 영향력이 절대적입니다.
실제로 학생 선교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메타버스 사역들은 상당히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더 나아가, 온라인 공간은 갈수록 증가하는 가나안 성도나 교회 내에서 고립된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오프라인 공동체로 나아오게 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처치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시사점은 코로나 이후 교회는 '공간'이 아닌 '공동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단 점입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교회의 본질과 역할은 변하지 않습니다. 단, 문화의 그릇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엔데믹이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한국교회가 단순히 외적인 회복만이 아닌 진정한 회복을 이뤄내길 바라봅니다.
뉴스 브리핑이었습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