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차로 노숙인 섬기는 '따밥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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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차로 노숙인 섬기는 '따밥처치'

  • 2023-05-31 20:13

'우리동네, 우리교회'(79) / 따밥처치(경기도 성남시) 편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밥 제공하는 노숙인교회
5개 교회와 연합…각 교회 매주 돌아가면서 섬겨
청년부 팀 이뤄 밥짓기부터 직접 반찬 만들어
주일 오후 야탑역 등 5곳서 예수님 사랑 전해
평일엔 노숙인 찾아 삼겹살 굽고 생일파티 열어
정진애목사, 노숙인과 함께 드릴 예배도 준비



경기도 성남시 여수동에 자리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따밥처치경기도 성남시 여수동에 자리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따밥처치[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79번째 순서로 따뜻한 밥차로 지역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따밥처치'를 만나본다. 

 
따뜻한 밥차의 줄임 말인 따밥. 
 
주일에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에 한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노숙인을 위한 교회, 따밥처치. 
 
따밥처치의 사역은 매 주일 오후 따뜻한 밥과 반찬을 직접 만들어 100명의 지역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일이다. 
 
정진애 따밥처치담임목사정진애 따밥처치담임목사[정진애목사/따밥처치]
"지역의 노숙인들이 꽤 많다 보니까 교회가 지역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때 이제 역 앞에 앉아 계시는 노숙인 분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이제 그 시선이 좀 오래 머물게 됐고 또 신대원 다닐때도 교회 밖 실천이라는 현장체험이 있었는데 그때도 서울역 쪽방촌의 경험을 갖게 되었고, 또 그 이후에도 부교역자 시절 청년들과 함께 역에 나가 김밥 나누는 봉사 형태로 섬기는 사역을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길게 설명하지 못하지만 제 개인적인 삶에 하나님의 어떤 신실하심이 있어서 제가 노숙인 사역을 하게 됐죠."
 
따밥처치는 지난 1월28일 연합교회들과 출범식을 갖고 '따뜻한 밥차' 사역을 시작했다. 따밥처치는 지난 1월28일 연합교회들과 출범식을 갖고 '따뜻한 밥차' 사역을 시작했다. 따밥처치는 올해 1월, 성음교회, 분당남부교회, 이매신성교회, 강남동산교회, 동문교회 등 5개 지역교회와 연합해 출범식을 갖고 따뜻한 밥차 사역을 시작했다.
 
이들 연합교회가 매주일 한주씩 돌아가면서 식사재료를 준비하고 각 교회 청년부가 팀을 이뤄 밥 짓기부터 반찬 만들기, 포장, 현장에 나가 나누는 일까지 도 맡아 하고 있다. 
 
지난주일 오후 따밥처치 앞에 설치된 따뜻한 밥차. 
 
갓 지은 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한쪽에선 강남동산교회 청년들이 정성을 다해 오징어볶음을 만들고 있다. 
 
평소 음식 만들기를 좋아한 강남동산교회 배우리 청년은 따밥사역에 뿌듯함을 전한다. 
 
배우리 강남동산교회 청년배우리 강남동산교회 청년[배우리/강남동산교회 청년부]
"저희가 교회에서 어른들의 손 하나 안 길리고 청년들끼리 하고 있는데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다 해드린 거라는 성취감도 있고 그리고 그거를 전달하러 갔을 때 너무 감사해 하시고 잘 먹겠다고 하시니까 뿌듯함을 매달 느끼고 있어요."
 
벌써 오징어 볶음이 완성되고 포장에 들어간다. 
 
따뜻한 밥과 오징어 볶음, 여기에 라면과 김, 생수 등도 함께 담는다. 
 
서른 명에 가까운 청년들의 빠른 손놀림으로 100개의 포장이 금세 마무리됐다. 
 
성남시 야탑역과 모란 텐트촌 등 다섯군데로 팀을 나누고 청년들과 함께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예배를 마친 뒤 따뜻한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각 현장으로 나눠 이동한다.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광장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광장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따뜻한 밥차는 야탑역 광장으로 나가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성남시 태평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김성철씨는 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 일찍부터 나와 기다렸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김성철(가명)/성남시 태평동]
"밥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도 기다리고 시간이 다 돼 가면 시간이 왜 이렇게 늦게 가지 ? 하고 기다려요. 어려운 사람들 힘내게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박스 줍기로 끼니를 때우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민규씨. 
 
민규씨는 교회 자매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밥을 잘 챙겨줘 행복하다고 말한다. 
 
[정민규(가명)/성남시 야탑동]
"친절하게 해 주시고 밥도 이렇게 전달해 주시고 자매님들도 저한테 좀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그냥 밥도 이렇게 다 챙겨주시고, 라면도 챙겨주시고 잘해주셔서 정말 행복해요."
 
따밥처치를 통해 노숙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박승율 강남동산교회 청년부담당목사박승율 강남동산교회 청년부담당목사[박승율목사/강남동산교회 청년부담당]
"노숙인 하면 주로 서울역에 계시는 걸로 저희도 알고 있었고 이렇게 야탑역에 계시는 걸 저희는 몰랐었고, 그리고 노숙인들에 대해서도 어떤 생활을 하고 계시는지도 잘 몰랐었는데 따밥처치를 통해서 노숙인들의 삶이 어떤지를 저도 알게 됐고, 저희 청년들도 처음엔 노력하지 않아서 노숙인들이 이런 거 아니냐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물었는데 한 번 두 번 오고 나서 목사님 어쩔 수 없이 또 이렇게 되는 경우들도 있네요 하면서 이해를 하더라고요, 저희도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어쩔 수가 없을 수도 있었겠네요 라는 말들을 점점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 사역을 보면서 우리가 진짜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잘 살게 되고 그리고 또 먹을 수 있게 됐구나라는 거를 청년들도 알게 되면서 이분들을 이제 이해하게 됐고저희 청년부뿐만 아니라 저희 교회도 또 이 사회도 이젠 노숙인들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함께하고 있는 따밥처치의 사역이 정말 귀한 사역이라고 생각해요."

청년들도 섬김 속에 이들과의 친숙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하연‧이신 따밥처치 청년이하연‧이신 따밥처치 청년[이신‧이하연/따밥처치 청년]
"피하기도 하시고 하셨던 분들이 이제 만나면 만날수록 친해지고 저희의 이름도 외워주시고 먼저 기다려주시고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것을 저희에게 먼저 나눠 주실때도 있거든요, 정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그분들을 사랑하시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매주 찾아가는 아버님, 어머님, 노숙인들을 만날 때마다 약간 예수님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그래서 예수님 오실 때까지 그리고 저희가 이런 선한 사역들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기도로 함께 해 주시면 더 잘 해보겠습니다." 
 
노숙인들이 성도인 따밥처치. 
 
평일엔 노숙인들을 찾아 삼겹살을 굽고, 생일 파티를 함께하며 그들의 친구가 돼 준 정진애목사. 
 
정목사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메모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정진애목사/따밥처치]
"매주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거의 동일한 이야기들을 해주시거든요.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시지만 그 안에는 그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얘기할 수 없는 이런 외로움이나 여러 가지 스토리가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함께 들어드리고 함께 그분들과 또 뭔가 시간을 보내고 이런 지점에서 그분들이 참 저희들한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백들을 많이 하시고요. 최근에는 큰 이슈일 것 같긴 한데 주거 관련된 문제들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아직 따밥처치가 그런 부분까지 생각할 큰 규모의 단체가 아니니까 저희가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주거문제 요청들이 계속 들어와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좀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요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따밥처치에서 따뜻한 밥을 나누기 전에 청년들과 둘러 앉아 예배드리고 있는 모습지난 28일 따밥처치에서 따뜻한 밥을 나누기 전에 청년들과 둘러 앉아 예배드리고 있는 모습정목사는 또 그들과 함께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정진애목사/따밥처치] 
"저희가 현재는 예배가 없어요, 한 번도 그분들한테 예배 얘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이제 이분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냐 예배를 드리고 싶다, 예배를 드리면 어디로 가야 되느냐 이제 이런 이야기들을 먼저 지금 꺼내주고 있는 상황이세요. 원래 그렇게 예배를 시작하려고 그림을 그렸던 건 아닌데 다만 우리가 이렇게 전도가 되게 중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도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사실 교회 성도를 목적으로 한다거나 그런 점에서 교회에 오시라 이렇게 예수님을 믿어라 이렇게 전도를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저희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냥 우리의 그 어떤 걸음이나 도시락을 나눈 그 어떤 행위 로드를 통해서 우리가 그냥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고 흘려보내자라고 이제 첫 단추를 낀 건데 그분들이 어느 날 예배를 드리고 싶다. 어디로 가면 예배를 드릴 수 있느냐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해 주셔서 저희도 사실 되게 감동스럽고 그래서 예배를 잘 준비해서 이제 시작해야겠다. 이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밥차로 노숙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따밥처치.
 
머잖아 이들과 함께 찬양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기쁨의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영상기자 / 정선택, 영상편집 /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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