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전직 총회장을 비롯한 특정인들의 재정 유용 사태로 혼란을 겪었던 기독교한국루터회가 화합의 길목에서 또다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은섭 총회장이 징계 대상자들에 대한 총회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독교한국루터회가 22일 '총회장 해임안'을 놓고 루터대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열었다. 임시총회는 총대명단 논란과 안건 진행 방해 논란으로 파행으로 이어졌다. 임시총회가 두 그룹으로 갈라졌다.[앵커]
수년 전 전직 총회장들을 비롯한 특정인들의 재정 유용 문제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기독교한국루터회가 또 다시 갈등에 휩싸였습니다.
총회가 문제를 일으켰던 이들을 징계하기로 결의했지만 현 총회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총회장 해임안이 임시총회에 상정됐습니다.
루터교 임시총회는 두 그룹으로 쪼개져 진행됐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최근 몇년 간 총회측과 유지재단측으로 나뉘어 소송전을 벌였던 기독교한국루터회가 화합의 길목에서 또 다시 큰 갈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루터회는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교단법과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불법을 저지른 인사들을 징계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런데 김은섭 총회장이 총회가 결의한 징계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루터대 개방이사 파송 과정에선 독단적 태도를 보인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나온 겁니다.
결국 루터회는 총대 과반수 이상의 요청으로 김은섭 총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해 임시총회를 소집했습니다.
자신의 해임안이 상정된 임시총회를 앞두고 김은섭 총회장은 총회가 결의했던 징계 대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녹취] 김은섭 총회장 / 기독교한국루터회
"우리가 하나님의 용서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용서해야 합니다."
예배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임시총회는 총회장 해임안은 다루지 못한 채 파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은섭 총회장이 교단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준한 56명의 대의원 명단 보다 많은 이들을 임시총회에 참석시키고 의사 결정에까지 참여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또, 징계를 받은 이들까지 총회에 참석하면서 홍택주 부총회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대의원들은 총회를 이어갈 수 없다며, 총회장소를 나와 별도로 모였습니다.
30여 명의 대의원들은 김은섭 총회장이 고의로 총회 안건 진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교단법에 따라 안수 최우선자에게 사회권을 부여해 루터대 캠퍼스 안에 있는 팔복교회에서 별도의 임시총회를 열었습니다.
[녹취] 박일영 목사 /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 교육원장
"당연히 총회장이 의장이 되어야하는데 (총회장이)의장직을 총회를 명백히 방해하는 그러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우리 합법적인 총대로 인정받은 저희들이 헌법 부칙 제1조 3항에 따라서 의장직(총회장)을 거부하고 안수 최우선자인 저에게 의장직을 넘긴 겁니다."
총회 사회권을 부여받은 박일영 목사는 임시총회 안건인 '총회장 해임안'을 처리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홍택주 부총회장을 임시총회 의장으로 내정했고, 홍택주 부총회장은 해임안 처리에 들어갔습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김은섭 총회장에게 임시총회 출석을 요청했지만, 김은섭 총회장이 응하지 않자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고, 참석 대의원 32명 전원 찬성으로 김은섭 총회장 해임안은 통과됐습니다.
대의원들은 또, 총회장 유고에 따라 홍택주 부총회장이 총회장직을 대행한다고 공표했습니다.
[녹취] 홍택주 부총회장 / 기독교한국루터회(임시총회 의장)
"(김은섭 총회장 해임으로) 총회 헌법 부칙 제4조 1항 나번에 따라서 재단법인 기독교한국루터회유지재단 이사장, 학교법인 루터교학원 이사장도 함께 그 효력이 상실됐음을 선포합니다.
반면, 김은섭 총회장 측은 별도로 임시총회를 가진 대의원들의 권한을 박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은섭 총회장은 임시총회에 앞서 발표한 답변서에서 "중징계를 주장하는 총회 실행위원들의 뜻을 총회장이 경징계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총회장을 해임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항변했습니다.
총회장 해임안건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김은섭 총회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교단 재정 유용사태로 큰 혼란을 겪은 뒤 교단 개혁과 안정의 책임을 맡은 김은섭 총회장이 교단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향후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