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우리나라와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이 일본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본 정부를 향해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간토학살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혜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3일 일본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교회에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한국과 일본 개신교인들이 일본에 위치한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교회에 모여 간토대학살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이번 추모 집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대한기독교회(KCCJ)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 이후 퍼진 유언비어로 무차별하게 살해된 최소 6천여 명의 조선인을 애도하고, 일본 정부의 진상 규명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설교를 맡은 NCCK 정의평화위원회 김종수 목사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죽음에 그리스도인이 앞장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종수 목사 / NCCK 정의평화위원회
"억울하게 죽은 자들의 권리란 무엇입니까? 왜 죽어야 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죽은 이들의 이름과 그가 거주했던 곳을 찾아 알리는 일, 최소한 그것만이라도 거짓 없이 알린다고 한다면 죽은 자들의 권리는 지극히 일부라도 회복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김 목사는 이어 "간토학살 사건 과정에 일본 정부가 개입한 사실은 역사적 기록에서 확인된다면서,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만을 멈추고 간토학살 사건의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일본의 다음 세대가 역사적 사실을 바르게 배우고 기억할 수 있도록 역사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정확히 명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종수 목사 / NCCK 정의평화위원회
"1923년 당시 계엄령의 이유로 삼았던 유언비어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음을 일본 교과서에 수록하고 가르치기를 바랍니다."
예배 참석자들은 100년 전 학살을 지금까지 침묵했던 것을 회개하고, 한일 그리스도인들이 간토대학살을 기억해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예배 이후에는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추도하는 선언문이 발표됐습니다.
한일 그리스도인들은 선언문을 통해 "일본 정부는 100년 전 대학살 역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열망과 전혀 부합하지 않은 태도"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간토대학살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 앞에 서서 간토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하고, 추도 사역을 계승하겠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편집 김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