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길위의교회가 지역 CBMC 회원들과 주한미군, 카투사 등과 함께 배추와 무를 직접 심고 가꿔 김장까지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평택 캠프험프리스 야외예배당에서 진행된 김장 담그기 행사 모습.[앵커]
경기도 평택의 한 작은 교회가 인근의 주한미군들과 함께 소외이웃들을 위한 김장 나눔 행사를 가졌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교회 형편에도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해온 길위의교회는 첫 수확한 배추와 무로 김장을 담가 소외이웃들과 나눴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 8월 말 길위의교회 교인들이 배추모를 심기 위해 밭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첫 농사여서 서툰 면도 있지만 동네 이장님의 도움으로 제법 근사한 밭이 만들어졌습니다.
(현장음) "길 위의 사람들 첫 번째 밭농사 시작하겠습니다."
며칠 뒤 정성껏 심은 배추모가 올라와 밭은 연한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장소) 길위의교회, 사랑의 김장 '김치프로젝트' 행사/ 지난 18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야외예배당
겨울나기가 걱정인 소외이웃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담은 김치를 선물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길위의교회 '김치 프로젝트'가 교인들과 지역 CBMC회원, 인근의 주한미군들의 도움으로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김치 프로젝트 김장담그기는 평택 미군기지 내 포채플린스메모리얼교회 앞 야외예배당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치 프로젝트에는 평택 길위의교회와 한국기독실업인회 회원, 주한미군, 카투사 등 5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손이 얼 것 같은 한파 속에서도 정성껏 재배한 배추와 무를 깨끗이 씻어내고 절인 뒤 김치소를 버무립니다.
흡사 김장 한미연합작전 같습니다.
[인터뷰] 안은혜 성도 / CBMC 경기남부연합회
"(안 추우세요?)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봉사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구요. 저희 딸도 같이 (왔어요). 이런 일에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선한 일을 아이들도 알아야 하잖아요."
[녹취] 마틴 조 군종실장(대령 진)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
"김치는 한국에서 굉장히 훌륭한 음식입니다. 28가지 각기 다른 식재료들이 어우러져 훌륭한 음식이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이 많이 다른 가운데서도 한데 어우러져 많은 영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김치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어린이 야학을 운영하는 작은 길위의교회가 밭도 없고 사람도 없이 1천포기 김장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선한 일에 선뜻 밭을 내준 동네 이장님과 야학 봉사활동으로 신뢰를 쌓아 온 주한미군들과 카투사,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CBMC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일군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용준 목사 /길위의교회
"김치를 통해서 저희 마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힘들고 어려웠죠. 사실은 농사가 쉽지도 않고, 농사지을 때 마다 이거 받으신 어르신들 참 좋으시겠다 미소 한번 지으시겠다는 그 마음으로 왔거든요."
길위의교회와 지역 CBMC, 이웃으로 지내는 주한미군들과의 우정으로 탄생한 '길위의 김치'는 지역 내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100여 가정에 전달됩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