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물가에 연탄 사용 증가…올 겨울 연탄 후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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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물가에 연탄 사용 증가…올 겨울 연탄 후원 절실

  • 2023-11-22 21:20
핵심요약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2023 전국 연탄 사용가구 조사
서울·대구·충북·제주, 연탄 사용가구 증가
"7만 4천여 가구…복지 사각지대 지원 절실"
"연탄 후원과 사회적 관심 줄어…빈곤 고착화 우려"
"내년 4월까지 160만 장 연탄 후원 필요"



[앵커]
어느덧 추위가 성큼 다가오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파가 더욱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추위를 연탄으로 이겨내야 하는 에너지 취약 이웃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달동네. 이른 아침부터 지게에 연탄을 가득 실은 봉사자들이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립니다.

매서운 추위를 뚫고 동네 구석구석 2천 5백 장의 연탄을 배달한 봉사자들의 얼굴엔 굵은 땀방울과 함께 밝은 미소가 피어납니다.

[윤영호 / 경기도 양주시]
"좀 힘들긴 하지만 아들과 이런 곳에서 같이 봉사하니깐 보람차고 기분이 좋습니다. 책이나 영상보다 직접적으로 아들이 보고 나서 느끼는 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은지 / 서울 양재동]
"친구나 연인이나, 부모님과도 좋고, 한 번 꼭 (연탄 봉사)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 배달 중인 자원봉사자들. 2002년부터 시작된 연탄은행의 '사랑의 연탄나눔'엔 지금까지 50만 8천 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다.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 배달 중인 자원봉사자들. 2002년부터 시작된 연탄은행의 '사랑의 연탄나눔'엔 지금까지 50만 8천 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올해 '전국 연탄 사용가구 조사'에 따르면, 오롯이 연탄불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은 7만 4천 여 가구에 이릅니다.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에 연탄쿠폰을 지원하고 있지만, 4만 6천 여 가구 규모에 불과하기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지원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유기자 / 정릉동 주민]
"새 연탄을 아침에 2장 넣고 저녁에 2장 넣고, 이런 식으로 하루에 6~7장, 많이 때는 집은 한 8장까지 때는 것 같아요. (연탄은행 덕분에) 겨울을 항상 따뜻하게 지내니까 늘 고마운 거예요. 항상 봉사자들한테도 늘 고맙죠."

연탄은행은 "최근 정부에서 연탄 보일러를 쓰는 가정에게 기름 보일러 설치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연탄가구의 상황을 살펴보면 최근 급격히 상승한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신중한 정책적 접근과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탄은행은 "최근 정부에서 연탄 보일러를 쓰는 가정에게 기름 보일러 설치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연탄가구의 상황을 살펴보면 최근 급격히 상승한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신중한 정책적 접근과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탄 사용 가구는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지만 서울과 대구, 충북,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선 올해 연탄 사용가구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기름 값과 물가가 급상승하고 공공요금도 인상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탄을 찾는 가구가 늘어난 겁니다.

연탄은행은 "저소득 에너지 빈곤층의 연탄수요는 여전한 반면, 연탄 후원과 사회적 관심은 줄고 있다"며 "향후 에너지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빈곤 고착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지범 주임 /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부분 (연탄사용 가구) 어르신들이 80세 이상 고령이시고, 노인성 질환을 앓고 계시고, 월 소득 30만 원 미만으로 생활하시다 보니깐 사실상 경제활동이 굉장히 어려우세요.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앞으로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은 (연탄사용 가구가) 5만 가구에서 6만 가구 정도로 빈곤 고착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연탄은행은 "산간벽지, 달동네 등에 사는 기후 및 에너지취약계층에게 연탄은 꼭 필요한 생존의 에너지"라며 "연탄지원이 꼭 필요하지만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탄은행은 "산간벽지, 달동네 등에 사는 기후 및 에너지취약계층에게 연탄은 꼭 필요한 생존의 에너지"라며 "연탄지원이 꼭 필요하지만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탄은행은 올 겨울 300만 장의 연탄 나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탄 후원은 140만 장에 그치고 있습니다.

연탄은행은 "에너지 취약 이웃들이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선 내년 4월까지 연탄 지원이 계속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탄 나눔을 통한 사랑의 온기를 함께 나눠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21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진행된 연탄은행 '개인봉사자의 날' 자원봉사활동.21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진행된 연탄은행 '개인봉사자의 날' 자원봉사활동.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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