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 함께 나눠요" 시청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연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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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함께 나눠요" 시청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연탄 봉사

  • 2023-12-04 18:46
핵심요약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연탄 봉사활동 진행
시청각장애인들이 직접 봉사 제안
자조모임 회비 통해 연탄 2천 장 후원
"받은 사랑을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어 감사"



[앵커]
시각과 청각 기능이 동시에 손상된 시청각장애인은 의사소통과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대부분 사회로부터 고립돼 있는데요.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소속 시청각장애인들이 연말을 맞아 소외이웃들을 위한 특별한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받아온 사랑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뜻 깊은 연탄 봉사활동 현장을 오요셉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접시꽃 마을에서 진행된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의 연탄봉사활동.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접시꽃 마을에서 진행된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의 연탄봉사활동.
[기자]
연탄 사용가구가 밀집해 있는 서울 서초구의 접시꽃 마을.

16명의 시청각장애인들이 특별한 연탄 배달 봉사에 나섰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손을 꼭 잡은 채 골목 골목을 누빕니다.

지게에 가득 실린 연탄의 무게도,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도 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손창환 동료상담사 /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저희들도 몸이 불편하지만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봉사하고 싶어서 참석하게 됐습니다. 직접 해보니깐 너무 기쁘고요. 추운 날씨에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나눠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시청각장애인 봉사자가 활동지원사의 손을 잡고 연탄 배달에 나서고 있다.시청각장애인 봉사자가 활동지원사의 손을 잡고 연탄 배달에 나서고 있다.
특별히 이번 봉사활동은 시청각장애인들이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직접 의견을 개진하며 마련돼 의미를 더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에서 매주 자조모임을 진행하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연탄 2천 장을 후원했습니다.

[홍유미 센터장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사실은 (시청각장애인이) 연탄봉사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수가 있잖아요. '이분들도 할 수 있다', '함께 하면 서로 나눌 수 있다'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분들도 원하셨고, 헬렌켈러센터에서도 그런 취지로 이번 연탄 봉사활동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장애인 활동지원사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에너지취약계층 5가구에 연탄 1천장을 배달했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장애인 활동지원사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에너지취약계층 5가구에 연탄 1천장을 배달했다. 
봉사에 참여한 시청각장애인들은 "이런 사회 봉사활동이 처음이었다"며 "장애로 위축되고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재희 / 시청각장애인]
"이렇게 봉사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요, 시청각장애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봉사를 했습니다. 본을 보여주고, 계속 다른 사람들도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김용재 / 시청각장애인]
"처음에는 실수할까 봐,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지금 해보니깐 너무 기쁘네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편, 밀알복지재단은 "시청각장애는 현행법상 별도의 장애 유형으로 인정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청각장애인들의 권리 증진과 사회참여를 위해 계속해서 힘써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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