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기획 2] 조합의 압박으로 어려움 겪는 은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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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기획 2] 조합의 압박으로 어려움 겪는 은현교회

  • 2023-12-19 19:56
핵심요약

기존 소유 부지보다 적은 땅 제시..협상도 제대로 안 해
구청은 종교 부지 확보 답했지만, 조합은 확답 주지 않아
주변 세대 이주 거의 마쳐..슬럼화 우려되지만 이주 못해
교회와 조합의 원활한 해결 위해 은평구청 중재 역할 강조


은현감리교회는 지역 슬럼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지역을 떠날 수 없다. 은현감리교회는 지역 슬럼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지역을 떠날 수 없다. [앵커]

CBS는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로 조합의 무리한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현감리교회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 갈현 제1구역에 있는 은현감리교회. 교회 인근 세대 중 80% 이상이 이주를 마쳐 한낮임에도 썰렁한 기운까지 감돌고 있습니다. 슬럼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은현감리교회는 여전히 이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현감리교회가 속한 갈현 제1구역은 지난 2018년 11월 재개발이 결정됐습니다. 교회는 종교 부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은평구청에 문의했습니다. 은현교회는 교회 신축 비용과 이전 비용, 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보상 여부도 함께 문의했습니다.

이에 은평구청은 은현감리교회에 공문을 보내 교회의 종교 부지는 확보되어 있지만, 교회와 어린이집 신축과 이전 비용 등은 조합과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합의 이야기는 은평구청의 답과 조금 달랐습니다. 은현감리교회 몫의 종교 부지가 확보되어 있다는 구청의 답변과 달리, 조합은 종교 부지가 있지만, 그것이 곧 은현감리교회를 위한 부지는 아니라고 답변한 겁니다. 당황한 교회는 은평구청이 보낸 공문을 제시하며, 종교 부지를 확정하기 위해 조합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조합은 교회와의 대화에서 재개발 지역 내 종교 부지는 교회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확정하기 위한 행정적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조합은 대화를 진행하던 중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 신뢰를 깨뜨리는 행동을 했다는 게 교회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은현감리교회는 현재 2,380제곱미터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구청과 조합이 제시한 대토 부지는 1,679제곱미터에 불과합니다. 이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은현감리교회는 약 600제곱미터의 부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조합은 또 종교 부지가 확정되지도 않았고, 600제곱미터 부지에 대한 보상 등을 협상하지도 않을 상태에서교회에 분양 신청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 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조합과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조합 이야기만 듣고 분양 신청을 했다가, 교회 부지도 확보할 수 없겠다는 불안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염현선 목사 / 은현감리교회
"사업 시행 인가가 끝나기 전에 535평이 종교 부지고, 저희는 720평이면 남은 185평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건지 보상 협상을 끝낸 다음에 분양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게 과정인데 이 과정은 전혀 무시하고 (분양 신청을 하라고 하면…)"

하지만 조합은 분양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회를 현금 청산 대상자로 분류하고 명도소송까지 진행해 교회를 압박했습니다. 은현감리교회가 갈현 제1구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조합이 제기한 명도소송은 당초 지난 15일 판결 예정이었으나, 교회가 제기한 반소를 다행히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교회 강제 수용에는 제동이 걸렸습니다.

염현선 목사 / 은현감리교회
"구청 가서 항의도 할 수 있고 조합에 가서 항의할 수도 있지만 일체 안 했거든요. 그러면 (조합과의) 관계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 저희는 계속 기다리고 또 만남을 요청해서 문을 두드리고 계속 그렇게 했지만 지금 그 결과는 명도소송 재판…"

CBS는 갈현 제1구역 조합의 입장을 듣기 위해 조합장에게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교회는 여전히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지만 조합이 이에 응하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교회와 조합의 대화가 이뤄지려면 은평구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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