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내년 9월에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이 참여해 신앙의 내용과 선교적 과제를 돌아보는 중요한 대회인데요.
국내 복음주의 사역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로잔대회가 복음의 총체성 이어가는 대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복음주의권 사역자와 활동가들이 4차 로잔대회 준비위원회와는 별도로 성공적인 로잔대회를 위한 의견 개진에 나서고 있습니다.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복음주의자들'이란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온·오프라인 집담회를 열어 4차 대회가 담아내야 할 다양한 이슈와 과제들을 함께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집담회를 통해 수렴된 다양한 내용들을 공개서한으로 정리해, 국제로잔위원회와 한국로잔준비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동교동교회에서 진행된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 2차 간담회. 자발적으로 모인 복음주의 사역자과 활동가로 시작된 집담회는 이번 4차 로잔대회의 의미를 생각하고, 한국교회를 로잔정신에 비춰서 성찰하는 등 건강한 대회를 위해서 준비위원회와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이들은 무엇보다 4차 로잔대회가 로잔정신, 즉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동시에 강조하는 '복음의 총체성'을 이어가는 대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3차례의 로잔대회를 통해 복음전도와 사회참여가 결코 대립적이지 않다는 선언이 있었지만,
한국 교회 전반에 걸쳐 그 정신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는 성찰입니다.
실제로 대다수 한국교회가 복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전도만 강조하는 교회가 많은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또, 과거 로잔대회에선 존 스토트와 크리스토퍼 라이트와 같은 신학자가 대회 전부터 전세계 복음주의 교회의 방향을 제시할 신학자로 주목됐지만, 이번 대회에선 뚜렷한 인물이 제시되지 않아 신학적 방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조샘 대표/ 인터서브 코리아]
"우리 한국교회의 정서는 2010년 케이프타운 선언에도 가지 못하는 상태 가운데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호스팅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이런 신앙적 색깔이 크다고 보는 우려들이 있는 거예요. 2010년에는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이 현대사회의 복잡성 가운데에 어떻게 복음을 증거할 것인가에 대한 탁월한 제안을 했는데, 지금은 정확히 누가 그런 걸 이끌어가는가, 신학적인 것을 주도해 가는가가 없어요. 그걸 찾아볼 수가 없어요."
참가자들이 '한국교회 복음주의자들의 고백문' 초안을 위한 조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고백문은 2024년 1월 31일 한글과 영문으로 완성되어, 국제 로잔위원회와 한국 로잔대회준비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집담회에선 4차 로잔대회가 한반도 분단과 대립 상황에 공감하며 평화와 화해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또, 동아시아 국제관계와 양극화, 생태환경 위기, 여성, 생성형 인공지능, 세대간 갈등 등 오늘날 교회가 주목해야 할 의제들이 제시됐습니다.
[이강일 소장 / 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
"동아시아의 분단국가의 현실을 보면서 평화와 화해의 복음, 또 세계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의 만남, 이런 키워드를 모아야 되지 않겠나 생각을 했고요. 그다음에 우리 동역자 간의 소통이 단절된 것, 다음 세대와의 소통이 단절된 것, 낯선 모든 소수자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열어야 된다는 시작의 결의가 필요한 것 같고…"
로잔운동이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운동의 성격을 잃고, 제도화, 글로벌 조직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했습니다.
대형교회 중심의 운영구조와 이번 대회 고액의 등록비 등에 대한 문제 의식과 함께, 회비 사용과 국제 로잔위원회의 재정 운용 등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한편, 이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집담회를 이어가며 그 내용을 토대로 '한국 복음주의자들의 고백'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이번 집담회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함께 모여 한국 교회의 미래를 의논하고 방향을 성찰하여 정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집담회 참가자들은 "4차 로잔대회가 한국 교회의 총체적 선교 현실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가 되도록 돕겠다"며 "세계교회와 한국교회가 선교적 상황을 나누고, 선교의 총체성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성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