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로잔대회, 우리 시대의 구체적인 이슈와 실천 담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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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로잔대회, 우리 시대의 구체적인 이슈와 실천 담아내야"

  • 2024-02-17 01:20
핵심요약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 입장문 발표
"로잔운동의 '총체적 선교' 정신 구현돼야"
"개인전도와 사회참여, 본질적으로 하나란 인식 필요"
동아시아 위기· 한반도 분단 등 구체적인 이슈와 실천 담겨
"선교의 지향점, 평화와 화해 추구하는 실천에 있어야"
국제로잔위에 공개 질의 "참가비 사용 계획 밝혀 달라"



[앵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국내 복음주의 사역자와 활동가들이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교회가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 오늘날, 복음의 총체성을 강조한 로잔정신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우리 시대의 구체적인 필요와 기도 제목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바랐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복음주의 사역자와 활동가들이 4차 로잔대회를 향한 기대와 요청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란 이름으로 모인 목회자와 신학자, 선교사 등은 지난 1년 동안 집담회와 토론회 등을 이어오면서 건강한 로잔대회를 위한 의견 개진에 앞장서왔습니다.

이들은 "로잔 4차 대회가 단순히 외형주의 대형행사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선, 로잔언약의 '총체적 선교' 정신이 바르게 구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갈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것은 복음의 총체성을 강조한 로잔 정신을 따르지 못한 채 근본주의적인 협소한 신앙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란 성찰입니다.

[입장문 낭독]
"총체적 선교는 죄악 속에 고통 당하는 인간과 피조세계의 다차원적인 필요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교회가 선교를 개인전도와 해외선교로 제한하고, 사회적 관심과 행동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필요와 갈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총체적 선교의 구체적 담론 개발과 실천에서 동떨어져 있었음을 회개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영동교회에서 진행된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 이들은 "로잔 전통  속에서 회개와 개혁,  급진적 제자도, 검약의 단순성 등  간과되고 있는 귀중한 요소들을 복구하고, 오늘의 역사현실을 직시하며 총체적 선교의 구체적 이슈와 실천 과제가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서울 영동교회에서 진행된 '로잔의 총체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 이들은 "로잔 전통 속에서 회개와 개혁, 급진적 제자도, 검약의 단순성 등 간과되고 있는 귀중한 요소들을 복구하고, 오늘의 역사현실을 직시하며 총체적 선교의 구체적 이슈와 실천 과제가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로잔대회에서 발표되는 선언문은 복음주의 신앙의 내용과 선교 방향을 담은 일종의 헌법과 같은 의미가 있다"며 로잔대회의 신학적 의미를 주목했습니다.

복음의 '총체성'에 대해서도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한국교회는 개인전도와 사회참여를 분리시키면서, 단순히 둘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 총체성이라고 이해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전도와 사회참여는 본질적으로 하나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입장문엔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 상황과 한반도 분단, 양극화, 차별과 혐오, 생태 위기 등 구체적인 이슈와 실천 방안이 담겼습니다.

복음주의 교회의 선교 방향은 제도적 교회의 확장이 아닌,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실천에 있어야 한단 제언입니다.

특히, 한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와 한국교회의 허물들을 세계교회 앞에서 과감히 인정하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주길 당부했습니다.

[조샘 선교사 / 인터서브 대표]
"한국이라는 상황 가운데 로잔이 들어온단 말이에요. 한국이란 특정 상황에 대한 것들을 직면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세계 교회 역시도 그런 특정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실제 삶에 기초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복음주의 스스로가 건강해졌던 과거들이 있거든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은 "복음의 총체성을 단순히 구두전도와 사회적 실천의 물리적 병행으로 보는 낮은 단계의 이해는 필연적으로 소모적인 우선순위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며 "이는 사회적인 실천 사역들을 그 자체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제자도라기보다는, 전도를 위한 접촉점의 확보라는 수단적인 가치로 축소시키고 만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체성에 대한 얕은 이해는 현실의 실제 현장에 있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보다 성숙한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총체성 이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은 "복음의 총체성을 단순히 구두전도와 사회적 실천의 물리적 병행으로 보는 낮은 단계의 이해는 필연적으로 소모적인 우선순위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며 "이는 사회적인 실천 사역들을 그 자체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제자도라기보다는, 전도를 위한 접촉점의 확보라는 수단적인 가치로 축소시키고 만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체성에 대한 얕은 이해는 현실의 실제 현장에 있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보다 성숙한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총체성 이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로잔위원회를 향해선 재정 운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대회 운영 비용 전반이 정부 지원금과 한국교회 후원으로 충당되는 상황에서 참가비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 계획을 밝혀 달라는 겁니다.

복음주의자 모임은 "향후 입장문 내용을 토대로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4차 로잔대회가 건강하고 풍성하게 진행될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 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다음은 입장문 전문. 


총체적 선교를 추구하는 한국 복음주의자들의 제4차 로잔대회에 대한 입장


하나님은 만물을 회복시키시는 선교의 하나님이며,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의 총체성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2024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우리는 로잔이 고백해 온 총체적 선교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 지난 1년간 학습과 토론을 이어왔습니다. 먼저, 세계 복음화 운동을 이끌어온 로잔대회의 한국 개최를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지난 50년간 로잔운동에 헌신한 선교 지도자들의 노고에도 감사합니다. 케이프 타운에서 선언한 하나님의 선교와 총체성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과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뿌리내리게 되길 기도하며, 로잔운동을 향한 우리의 기대와 소망을 나눕니다.


1. 우리의 기대 

● 분단과 전쟁의 산물로 한반도에는 체제화되고 일상화된 적대감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분열의 땅 한반도의 남쪽에서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만나 복음 안에 담긴 화해와 평화의 부르심을 발견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 '온전한 복음을 온 교회가 온 세상에 전하자'라는 로잔의 선교 정신을 한국교회가 기쁘게 수용할 것을 기대합니다.
● 이번 로잔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적이고 총체적인 선교운동에 협력하기를 기대합니다.

2. 우리의 믿음 

● 성경적이고 역사적인 복음주의 신앙전통을 따라 인격적 회심, 선교적 행동, 성경의 권위,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성을 믿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하나님나라 복음을 말과 삶으로 증거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사명임을 믿습니다.
●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믿으며, 교회가 그 선교에 동참하도록 부름 받았음을 믿습니다.

3. 우리의 회개 

● 한국교회는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리더들의 윤리적 실패와 권력의 사유화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성도들은 일상과 신앙의 분리, 세속적 성공 추구, 개인화된 신앙, 종교적 소비주의 등의 모습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복음의 총체성에서 벗어난 교회의 모습을 방조해 왔음을 회개합니다.
● 한국교회는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처한 이웃들의 고통에 둔감했습니다. 또 분단체제 속에서 자라난 갈등과 대립의 문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화평케 하는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살아내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 총체적 선교는 죄악 속에 고통 당하는 인간과 피조세계의 다차원적인 필요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교회가 선교를 개인전도와 해외선교로 제한하고, 사회적 관심과 행동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필요와 갈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총체적 선교의 구체적 담론 개발과 실천에서 동떨어져 있었음을 회개합니다.
● 생태계를 파괴하면 인간의 미래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인류는 무한 탐욕을 추구하며 하나님이 지으신 생태계를 망가뜨려 다음 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빼앗고 있습니다. 환경파괴의 이면에 각종 착취와 유린과 불평등이라는 구조악이 있지만, 우리 역시 생태적 정의실현에 무관심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4. 우리의 요청 

● 동아시아는 국가주의의 부활과 함께 대결과 전쟁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각 나라도 정치적 양극화와 대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로잔은 그리스도의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가는 선교운동이 되길 요청합니다.
● 한국사회는 통제 없는 자본주의 경제 성장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도외시하고 극단적 경쟁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율과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한국의 반생명적이고 반공동체적인 현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생명을 살리는 선교에 로잔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요청합니다.
● 한국사회는 지금 계층, 세대, 성별 간의 갈등이 구조화되고,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을 환대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는 선교에 로잔이 동참하길 요청합니다.
● 제어되지 않는 성장주의를 동력으로 하는 경제 운용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기후 위기로 대표되는 생태적 위기를 낳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대신 핵발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로잔이 피조세계를 돌보고 구조화된 탐욕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선교에 헌신하길 요청합니다.

5. 우리의 실천 

● 구체적 이슈 해결을 위해서 소속과 국가를 뛰어넘어 연대해 온 로잔운동의 정신을 따라, 우리는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으로 구성된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선교적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 전도와 개종 사역의 대상으로만 바라본 세상을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 선교의 자리로 인식하며, 고통과 분열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웃이 되고 공동선을 위해 노력해 온 모든 이들과 신앙을 초월하여 협력하겠습니다.
● 서구 신학 의존성, 종교적 환원주의, 성직자 중심주의로 우리의 선교적 과제를 해결하려 했던 과거 방식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대신 하나님나라 신학에 기초한 총체적이면서도 자생적인 신학을 개발하고, 일반은총의 성과를 반영하며, 평신도와 교역자가 동등하게 협력하는 선교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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