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길상로에 자리한 대한성공회 우리마을[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119번째 순서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대한성공회서울교구가 운영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강화도 우리마을'을 만나본다.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한적한 마을에 자리 잡은 대한성공회 우리 마을.
발달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가 지난 2000년에 세운 발달장애인 직업 전문 재활시설이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일정기간의 훈련을 거쳐 실제 직업으로 연계 하는 곳.
원순철 대한성공회신부(우리마을 원장)[원순철신부/대한성공회 서울교구(우리마을원장)]
"직업 전문 재활시설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직업으로 이제 일을 하면서도 또 사실은 이제 여기서 열심히 훈련받아서 또 다른 곳에 가서 취직할 수도 있는 그런 것까지 내다보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까지는 환경 상 쉽지는 않고 일단은 직업, 여기서 콩나물을 만들고 커피박 연필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고 또 예전에는 두꺼비집 단자 조립, 지금도 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해서 일을 하고 월급을 타가는 하나의 직업, 직장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지만 사회 각계의 도움으로 다시 세워진 콩나물 사업장.
지난 12일 콩나물사업장 재건 3주년 기념식이 우리마을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화도 우리마을에서 열렸다. 최근 재건 3주년을 맞은 콩나물사업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율적인 콩나물생산시설 가운데 하나로 발돋움했다.
콩나물 사업장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일터.
우리마을 콩나물사업장에서 친환경콩나물을 생산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 김성태 우리마을 콩나물사업팀[김성태/우리마을 콩나물사업팀]
"콩나물 작업하는 거 좋고요. 신부님이 잘 해 주셔서 좋고요, 애들이 같이 하는 거 좋고요. 함께하니까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즐겁고, 기분 좋고 너무 재미있어요."
우리마을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유준성씨.
준성씨는 일이 힘들지만 서로서로 도우며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유준성 우리마을 콩나물사업팀[유준성/우리마을 콩나물사업팀]
"콩 자루를 나르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기분이 좋고요. 여기 형님들하고 누나들이 잘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또 동생들이 잘 못하는 부분을 제가 많이 도와줄 수 있어 제일 기뻐요."
이들은 비록 중증장애인이지만 친환경콩나물을 생산해 내는 능력 있는 일꾼이다.
친환경콩나물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중증장애인들에게 안전한 일터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의 모델이다.
직업재활팀이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연필을 만들고 있는 모습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 연필과 화분 등의 친환경제품을 만드는 직업 재활팀.
단순한 노동이 아닌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활동이다.
[원순철신부/대한성공회 서울교구(우리마을원장)]
"직업재활팀에서 하는 여러 가지 작업 중에 하나인데 커피를 하루에 두 잔을 마시면 그 커피 찌꺼기로 연필 한 자루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 카페에서 커피 찌꺼기를 모아놓으면 저희가 수거해 와서 커피 찌꺼기를 가지고 커피 박(찌꺼기) 연필을 만듭니다. 기계 틀을 만들어서 찍어가지고 심을 끼워서 이렇게 굴리고 성형하고 이런 작업들을 우리 친구들이 합니다. 친구들이 만든 연필은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화분을 만들고 있는 직업재활팀의 활동 모습 이 같은 활동들은 발달장애인들의 부모에게도 큰 만족과 기쁨을 안겨준다.
[원순철신부/대한성공회 서울교구(우리마을원장)]
"혼자서 생활하기 힘든 그런 분들인데 여기 와서 적게는 한 20~30만 원에서 많게는 120~130만 원까지 이렇게 벌거든요. 이분들이 하는 얘기가 부모님들한테 내복도 사드렸다 월급 타서 뭐 이런 얘기들을 하니까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으신 거죠. 직장 개념 이외에도 직원들 모두가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부모님들도 좋아하시고 지금은 자리가 없어서 못 올 정도로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서 만족도가 아주 높은 곳입니다."
우리마을은 재활의 과정뿐 아니라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마을에서 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은 50여명.
이들은 우리마을 촌장인 김성수 은퇴주교와 오래 오래 함께하기를 기도한다.
이현정 우리마을 직업재활팀[이현정/우리마을 직업재활팀]
"주교님하고 사모님이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
[김성태/우리마을 콩나물사업팀]
"주교님이 안 아프시고 건강하셔서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어요."
20여년간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우리마을에서 헌신하고 있는 김성수 은퇴주교.
김성수주교의 간절한 소망은 발달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
김성수 대한성공회은퇴주교(우리마을촌장)[김성수은퇴주교/대한성공회]
"우리마을이 세워진지 딱 24년이 됐는데 이젠 뭔가 좀 또 변해야 될 것 같아요.외국의 예를 보면 시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우리나라도 이제 시설을 못 짓게 하고 못 만들게 하고 그저 그룹 홈 같이 대여섯 명씩 그 집을 지어서 지역에서 운영들 해라. 그래서 우리도 여기 땅이 조금 남은 게 있어서 거기에 집을 짓고 작은 인원으로 나이 먹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게 이제 꿈이고 과제예요. 우리마을도 재활시설이기 때문에 60세만 되면 은퇴를 해요. 은퇴하면 어디로 가요? 근데 우리나라는 복지법이 없어서 빨리 장애인 복지법도 좀 만들고, 노인복지법도 만들고 해서 집도 짓고 우리 발달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사는 게 그저 꿈인데 꿈을 현실로 이루려고 기대를 하고 있는데 사실 큰 기대는 하나님밖에 없지요."
그래서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들이 은퇴이후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발달장애 노인 전문시설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원순철신부/대한성공회 서울교구(우리마을원장)]
"발달장애인들이 은퇴하면 특별히 갈 수 있는 시설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80세 된 형수님한테 가서 생활한다거나 그냥 복지관이나 장애인 복지관을 다닌다거나 이런 식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발달장애 노인을 위한 특별시설 그러니까 발달장애 전문 노인시설을 만들려고 이제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김성수주교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고 사랑으로 대하자고 강조한다.
[김성수은퇴주교/대한성공회]
"이쁜 꽃도 떨어지면 사람이 밟아서 다 시들어 버리는데 사람은 다 같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장애를 입었다고 그래가지고 그렇게 곁눈질하지 말고 먼저 가서 손을 좀 잡고 넌 나의 친구라든가 사랑하는 아들, 딸이라든가 이런 그 사랑이 넘치면 평화가 넘치리라 그렇게 생각을 해요."
발달장애인들이 친환경콩나물을 생산해 내는 우리마을 콩나물사업장의 외경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일하며 행복을 나누는 우리마을.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들이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오늘도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영상기자 / 최내호, 영상편집 /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