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오늘(28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도너패밀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특별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상실의 아픔을 생명 나눔의 가치로 승화하고 있는 도너패밀리들을 만나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 소양강에 장기기증인 유가족, 도너 패밀리들의 설레는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화창한 봄날씨와 그림 같은 풍경에 환한 미소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행복한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생명을 나누고 떠난 아들의 이름을 힘껏 불러보기도 합니다.
[김매순, 추금옥 / 도너패밀리]
진성아 엄마 왔어 사랑해!
동연아 하늘에서 삼촌이랑 잘 지내고 있지?
우리 아들이 저기 딱 있네!
소양강처녀상을 둘러보고 있는 도너패밀리.수 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그리움과 슬픔에 눈물이 나지만,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상실의 아픔을 나누며 생명 나눔의 자긍심을 되새기는 순간입니다
[홍우기 집사 / 도너패밀리]
"아들이 33살이었어요. 배우 못지않은 그런 미모를 갖고 열심히 사회생활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켰습니다. 사실은 저희 아들이 상견례를 닷새 앞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더 이제 슬픔이 크죠. 마지막에 장기기증이란 그런 거룩함을 한번 가졌으면 어떨까 하는 그런 마음으로도 장기기증을 하게 됐고요. 6개의 장기를 기증해서 6명의 새로운 생명을 살릴 수 있게 해준 그런 아들이 참 보람 있고 감명 깊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기증 확산운동만큼이나 도너패밀리들을 위한 다양한 예우프로그램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로즈디데이 사진전과 심리지원 상담 지원을 비롯해 도너패밀리 소모임, 야외 활동 등을 통해 개인적인 애도를 넘어 공동체로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강호 목사 / 도너패밀리 회장]
"뇌사 장기기증이라고 하는 것, 저도 예기치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근데 갑작스럽게 사건·사고가 되는 것이거든요. 멀리 있는 이야기,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웃의 이야기, 그리고 나와 똑같은 사람들의 슬픔과 아픔이다, 그렇게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생명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도너패밀리.도너패밀리들은 아픔을 넘어 생명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기증자에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이식대기자에겐 희망을 주자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전하며 장기기증 홍보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은 "장기기증은 나눌수록 더해지는 사랑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실천"이라며 "생명과 생명을 잇는 숭고한 사랑 나눔에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진탁 이사장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누군가가 장기를 기증했다고 하면 나도 좀 기증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이런 문화가 확산되어서 불행하게 장기가 망가진 사람들이 다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장기기증인) 가족들을 위로하는, 사회가 위로하는 그런 문화가 형성됐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3월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 환자가 5만 3천 명에 육박한 가운데, 매일 8명 가량이 생명을 잃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십자가 사랑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습니다.
[스탠딩]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했지만 상실의 아픔을 딛고 생명 나눔의 숭고한 가치를 전하고 있는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삶이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