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회에선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 법안', 이른바 '금쪽이 지원법'이 발의돼 주목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은 정서행동 위기학생 연구 모임, '마음친구'를 운영하며 법안 제안 등 다양한 지원 활동에 힘써오고 있는데요.
좋은교사운동 소속 현장교사들을 만나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실태와 지원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교감 뺨 폭행' 사건이 불거지는 등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최근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급증했다"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서행동 위기는 주의력결핍 과잉동장애, ADHD를 비롯해 품행장애와 반항장애, 우울증과 무기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ADHD 소아청소년 환자는 2017년 4만 9천명에서 2022년 7만 1천명으로 44%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극심한 입시 경쟁과 가정환경 문제, 자극적인 미디어 노출 등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학교교육 공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선영 교사 / 좋은교사운동]
"친구가 길을 막고 있었을 때 '좀 비켜줘, 나 좀 지나갈게'라고 말을 하면 되는데, 그냥 명치를 때리는 거예요. 자기가 '비켜줘'라는 말이 그 당시에는 생각이 안 났대요. 또 친구들이랑 갈등이 있었을 때, 자기가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니까 그냥 억울하다고 물어버리는 아이도 있었어요. 또 자해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손목을 계속 칼로 긋는다거나…"
강경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법안'엔 진단검사 등을 통해 정서행동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각 학교에 정서행동 지원 전문 교원을 1명 이상 배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좋은교사운동 홈페이지 갈무리.문제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선 담임교사들의 개인 역량에만 의존하고 있단 겁니다.
현장 교사들은 객관적인 진단을 바탕으로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선별하고,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초학력보장법을 통해 학습 지원을 하듯, 정서행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지원에 교육당국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단 겁니다.
[최경희 교사 / 좋은교사운동 '마음친구' 대표]
"정서적인 사회적 행동이, 또래랑 놀 수 있는 그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거죠. 그러면 그걸 신장시키고 정서를 보충해 줘야 되는 게 맞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아이들에 대한 명명 자체도 없죠. 그러니까 일반 학생으로 다 분류가 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지원이 안 되죠."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현장교사들은 "일반적인 생활지도로는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교육당국의 미흡한 대응 속에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사각지대에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경희 교사 / 좋은교사운동 '마음친구' 대표]
"이 아이들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거예요. 선생님에겐 컨설팅 할 수 있어야 되고, 학부모에게 양육 코칭을 제공할 수 있어야 돼요. 그걸 좀 일관성 있게 1학년, 2학년, 3학년 아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 차트가 있어야 돼요."
[홍선영 교사 / 좋은교사운동]
"문제 행동이 겉으로 봤을 때 동일해 보여도 아이들마다 다 다르거든요. 이 행동을 관찰해 줄 수 있는 선생님, 기록해 줄 수 있는 선생님, 또 대체 행동을 교수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교사운동은 "심각해지고 있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를 단순히 '금쪽이' 정도로만 치부해선 안된다"며 "이들의 치유와 안전망 구축에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