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에 자리한 한국기독교장로회 향린교회[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135번째 순서로, 71년 전 평신도들의 교회로 세워져 민주화 운동 등의 사회선교, 통일선교 등 다양한 선교활동을 해 온 교회가 최근 생태문화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며 새로운 선교모델을 제시한 서울 향린교회를 만나본다. 1953년 한국전쟁 직후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모인 평신도들에 의해 설립된 향린교회.
향린(香隣)이란 향기 나는 이웃이라는 뜻이다.
생활공동체, 입체적 선교, 평신도교회, 독립교회.
이는 향린교회의 창립정신이다.
특히 민주화운동의 산실로 잘 알려진 향린교회는 창립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선교, 통일선교, 민중 신학 등의 독특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 주일, 향린교회의 주일예배.
예배의 전체가 일반 교회들과 매우 다르다.
주보의 순서이름이 모두 한글 식 표현인데다 예배가 민족 고유의 징을 울리며 시작된다.
그리고 회중 송영과 회중 찬송 전체가 국악찬송인 그야말로 국악예배이다.
향린교회 김지목목사[김지목목사/향린교회]
"우리의 정서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할 때 진심 어린 신앙을 고백할 수 있다는 우리 향린교회의 고백이 있습니다. 그 고백의 실천 다짐이라고 해서 그 고백에 따라서 예전부터 홍근수 목사님 때부터였죠. 그때부터 계속 국악예배가 장려되어서 지금의 '예향'이라고 하는 국악 선교단이 매주 예배를 국악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국악 선교단 '예향'은 국악에 관심 있는 교우들로 지난 1995년 9월 창단됐다.
단원들은 창단 후 국립국악원 등에서 악기 연주법 등을 배웠고 처음엔 특별한 주일에만 연주를 해오다 1999년부터는 매주일 예배마다 국악 연주를 하고 있다.
향린교회의 주일예배 국악연주 모습'예향' 선교단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진행된 향린교회의 국악예배는 다른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국악을 활용한 예배가 확산되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6월 서울 명동에서 광화문 근처 경희궁 길로 자리를 옮겨 도심 속 교회가 된 향린교회.
서울 한복판의 도심교회가 되면서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
[김지목목사/향린교회]
"우리 향린교회가 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도심교회로서의 정체성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도심 속에 우리가 이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어떤 한 전초기지로 역할을 하자.그래서 이렇게 도심 속에서 많은 집회가 있고 만남이 이루어지잖아요. 그런 가운데 향린교회가 도심교회로서 그렇게 기여할 수 있는 교회가 되자는 그런 신앙고백이 있는데 명동에 있다가 이쪽으로 오면서 이 광화문에서 새로운 우리 선교들을 해나가자는 그런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새로운 비전은 생태적 전환인 '생태적 선교'.
[김지목목사/향린교회]
"민주화와 통일, 그리고 인권을 위한 그런 선교 활동, 교회 활동들을 그 동안 많이 해 왔고요. 지금으로서는 이제 기후 위기에 대비해서 경각심을 갖고 우리가 이제 기후 재앙을 극복하는 그런 회개 운동부터 시작해서 극복 운동하는 데에 지금 관심을 갖고 도심교회로서의 새로운 사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향린교회는 먼저 생태적 삶을 실천하기 위해 광화문 성전을 건축하면서 교회 건물 설계부터 남다르게 접근했다.
향린교회 벽면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서형식 향린교회집사 [서형식집사/향린교회 목회운영위원장]
"창세기 말씀처럼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기독교가 기후위기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로 에너지 건물로 설계하고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내야 되는데 보시다시피 주변 아파트와 집 사이가 딱 막혀 있는 중심 도심지라 오로지 얻을 수 있는 건 태양광인데 태양광도 옥상에 하는 것은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고육지책으로 교회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도시형 건물 일체형 태양과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는 보통 태양광 시스템보다 비용이 두 배 정도 비쌉니다."
태양광 패널 설치로 향린교회는 에너지 사용량의 26%를 자가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성도들과 주민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기 위한 '생태문화학교' 운영.
3개월 과정의 생태문화학교는 이론과 현장탐방을 통해 참여자들이 생태적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생태문화학교의 교육과정 이상춘 향린교회 생태문화학교장(협동장로)[이상춘/향린교회 생태문화학교장(협동장로)]
"생태문화학교의 핵심은 삶의 전환입니다. 이론이 아니라 내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삶의 방향이 생태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저는 6가지로 생각했는데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할 건지, 우리 먹 거리 전환을 어떻게 하고 농사를 어떤 방법으로 자연적인 생태농업을 할 건지, 그다음에 자원 순환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그다음에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 돌볼 수 있는 통합 돌봄을 어떻게 실현할 건지, 그다음에 이런 생태 전환의 교육을 어떻게 학생들이나 주변에 할 건지 또한 그렇게 포괄적으로 우리 그런 삶의 문화 사회 문화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생태문화학교를 수료한 참여자들은 생태문화학교 과정을 통해 삶의 태도와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생태전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희교사는 생태문화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진행하며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김현희 서울중동초 교사 서울중동초등학교 학생들의 생태전환 교육 모습[김현희/서울중동초 생태전환교육담당교사]
"저는 아이들을 정말 열심히 사랑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들이 한 생명으로 이렇게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바라볼 때 정말 경이롭고 너무 감동적이고 이 아이들 안에서 제 삶이 바뀌어가는 경험을 했거든요. 이전에는 그냥 제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 주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을 통해서 이 존재가 저에게 온 거예요. 그래서 점심 먹고 나서 학교 안을 한 바퀴 돌며 나들이 하면서 배롱나무 꽃이 피거나 그랬을 때 같이 보면서 우와~ 함께 감탄해 주고 일상 속에서 그 아이들과 같이 생명을 존중하고 느껴보고 감동하며 많은 것들이 바뀐 것 같아요."
환경교육센터 살림 장예은 코디네이터는 새로운 생태적 삶의 방향을 찾았다고 얘기한다.
장예은 환경교육센터 살림 코디네이터[장예은/환경교육센터 살림 코디네이터]
"처음에는 사실 교육 프로그램 자체에 좋은 점, 혹은 또 이것을 마치고 났을 때 이제 이후에 2기, 3기가 있을 텐데 그때 보완할 점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조금 더 일적으로 다가가서 또 분석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점들을 계속 이제 집중하는 데 조금 더 마음을 썼다면 기대하지 않았던 생태공동체를 직접 탐방하는 현장 탐방들을 통해서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 어떤 의미일지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었고 또 복잡하게 고민하고 너무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는 차분히 하나씩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서 살아가 보자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되어서 1기의 과정이 처음에는 일이었을 수도 있고 또 실무적인 부분에서 제가 해야 할 책임들을 좀 더 무겁게 느꼈다면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한 사람의 사람으로서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조금 방향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되게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도심 속 교회로서 생태 전환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운 향린교회는 기후위기에 대한 회개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지목 향린교회목사 [김지목목사/향린교회]
"기후위기에 관한 얘기를 오랫동안 들어왔는데 그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마다의 자발적인 구체적인 실천, 하나씩 하나씩이지만 해나가는 실천이 가장 필요한 때인데 이것을 위해서는 우리가 이제 신앙적으로는 이 기후위기에 대한 죄책 고백, 회개 운동이 가장 절실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운동에서 구체적인 실천이 나올 거니까요. 그래서 이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이 기후위기를 이렇게 망가뜨리는 것에 대한 죄책 고백을 해 나가고 또 이런 위기 기후정의를 지키기 위한 많은 활동들이 있습니다만 그것이 다들 이제 어떤 외부에서 오는 제안들이 많죠. 탄소 중립도 그렇고 여러 가지 제안들이 외부에서 오는 것들에 대해서는 교회가 받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탄소 중립 실천하는 것도 제안이 들어왔는데 그걸 들어온 매뉴얼대로 그대로 쫓아가는 것보다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우리 교우들이 어떻게 조사해 나가면서 주체적으로 이걸 해나가면서 그 과정을 만들어갔을 때 그때에서야 비로소 구체적인 실천이 나온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생태문화학교에서의 이런 운동이, 지금 선교하는 그 자체들이 우리 교우들의 마음을 모으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기후위기와 생태적 전환이 중요한 이 시대, 도심 속에서 생태와 신앙을 결합한 향린교회의 생태적 선교 모델은 우리 사회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영상기자 / 정용현, 영상편집 /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