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컨벤시아에서 진행되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개회예배. 오요셉 기자.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선교 방향을 논의하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개막했다.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4차 로잔대회는 22일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인천 컨벤시아에서 진행된다.
지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시작된 로잔대회는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이 참여해 당대 선교적 과제와 신앙의 내용을 점검하고, 세계교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공동의 지침을 설정하는 중요한 대회다.
특히, 로잔대회는 과거 근본주의적 선교관을 넘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총체적 선교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정신이 오늘날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번 4차 로잔대회엔 전 세계 2백 여개 나라 5천 여명의 교회 지도자·선교사·신학자·활동가 등이 참가했으며, 온라인으로도 수천 명이 함께 한다. 또 국내외 1천 7백 여명의 운영요원들이 자원봉사로 대회를 섬긴다.
국적과 인종, 세대, 성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대회 참가자들은 "여러 개의 강 줄기가 있지만 방향은 하나"라며 복음 안에서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란 점을 강조했다.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목사는 개회예배에서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 이후 세계는 정치적 갈등과 세계관 충돌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심각하게 분열된 상황"이라며 "수많은 고통과 슬픔, 다툼 속에서 제4차 로잔대회는 복음으로 평화와 치유를 가져오고, 변혁을 가속화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특히, "제4차 로잔대회는 초연결 시대와 다중심적 선교시대에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 선교대회"라며 "양극화되는 사회 속에서 성경이 말하는 진리와 의에 대해 명확하게 목소리를 내고, 상호 협력적인 선교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대를 초월해 함께 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글로벌 선교운동의 희망"이라며 "우리가 겸손함과 상호 존중으로 하나되어 세계 선교의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과 진보가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복음을 세상에 전파하는 사명은 여전히 어렵고 미완성 상태"라며 "지금은 경건한 회개와 새로운 결단을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교만과 권력, 비리, 스캔들이 난무하며 복음의 증언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우리가 더 많이 분발하고, 더 통렬히 반성하고, 더 깊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오 총재는 또, "한국에 복음이 처음 들어왔을 때 복음과 함께 학교와 병원이 세워졌고, 제대로 된 약품과 기구가 부족했던 선교사들은 나병환자들의 농을 입으로 빨아내기까지 했다"며 사회적 책임과 실천을 동반하는 복음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수많은 선교활동 펼쳐지고 있지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역으로 인해 서로 분절되고, 고립되고, 비효율적이고, 추하게 됐다"며 "이번 4차 로잔대회가 역사적인 협업의 장이 되길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테이블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오요셉 기자.한편, 제4차 로잔대회 개회예배는 한국 선교의 출발지인 인천의 역사적 배경을 돌아보는 시간과 한국교회 연합찬양대의 특별찬양, 게티 밴드의 글로벌 워십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용호성 문제부 제1차관과 유정복 인천 광역시장도 참석해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기원했다.
제4차 로잔대회는 사도행전을 본문으로 날마다 '성령강림', '선교공동체', '핍박과 선교', '일터사역과 세계선교', '섬기는 리더십', '땅끝까지 왕되신 예수를 전하자'라는 일별 주제를 갖고 진행된다.
부흥, 선교적 공동체, 핍박과 선교, 일터사역, 섬기는 지도력을 주제로 한 주제 강의와 소그룹 토의, 12개 지역별 모임 등이 진행되며, 세계교회 상황을 공유하는 저녁 집회, 로잔운동 50주년 기념행사, 한국교회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는 집회 시간도 마련됐다.
특별히, 25개 이슈트랙 모임을 통해 AI와 트랜스 휴머니즘, 창조세계와 취약계층 돌봄, 이주민 등 오늘날 세계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선교적 이슈들을 돌아보며 복음적 대응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선 서울선언문, 대위임령 성취를 위한 보고서, 협력과 행동을 위한 느헤미야 선언 등 복음주의 교회의 향후 선교 방향을 담은 주요 문서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