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서 올해 9월 열린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를 돌아봅니다.
로잔대회는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의 모여 오늘날 선교 과제와 방향을 논의한 중요한 대회였는데요.
한국교회에 무엇을 남겼는지 살펴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제4차 로잔대회는 단연 올해 한국교회의 가장 큰 행사였습니다.
전세계 200개 나라 5천 3백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시대의 선교적 과제와 도전들을 돌아보며 복음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로잔대회는 특별히, 평신도· 청년· 여성들이 주체적인 역할로서 폭넓게 참여하고, 교단·지역·세대의 벽을 넘어 전 세계 교회가 '하나의 교회'로서 연합하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세계 교회는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 안에서 연합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재훈 목사 /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9월 30일 뉴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우리는 '겸손'· '정직'· '검소함'이라는 로잔정신을 통해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기 위해서 전 세계에서 모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되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써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하고, 이웃과 화해할 수 있게 되었음을 기억합시다."
하지만 4차 로잔대회는 복음의 총체성을 강조한 '로잔 정신'을 이어가지 못하고 근본주의 방향으로 퇴행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회 정의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메시지는 약화되고 서구의 선교 동원 유산만이 강조됐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서울 선언'은 도출 과정이 불투명하고 일방적인데다가, 그 내용 또한 세계선교 운동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과거 문서들과 비교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복음에 대해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기후 위기· 전쟁· 양극화 등 긴급한 세계 선교 과제와 거대 담론을 다루기보단 교회 성장과 지역교회 목회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조샘 선교사 / 인터서브코리아 (9월 26일 뉴스) ]
"(서울 선언은) 선교적이지 않아요, 종교적이에요. 나를 지키겠다고 하는,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야. 들어오려면 들어오고 말려면 말아' 약하고 죄악에 빠진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톤이 아니에요. 그들에 대한 아픔, 동정, 불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해야지 예수님의 복음에 가까워요."
서울 선언은 교회의 선교를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것'으로 국한하면서 하나님과 모든 창조물의 화해에 참여한다는 넓은 선교의 개념을 퇴행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로잔은 꾸준히 '예언자적 메시지'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서울 선언에선 기독교가 이 시대에 마주하고 있는 도전과 악의 내용을 애매하고 모호하게 표현하면서, 복음을 유약한 메시지로 전락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한편, 로잔대회에서 형성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사후 행사와 자발적인 이슈그룹별 모임, 강력한 풀뿌리 운동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창조세계 돌봄, 비즈니스 미션 등 이슈 그룹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행동 계획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갈수록 고립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 현실 속에서 복음의 총체성을 강조한 로잔 정신이 건강하게 이어져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