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34년…"생명나눔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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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34년…"생명나눔의 기적"

  • 2025-01-26 15:07
핵심요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창립 34주년 기념식
'리빙도너'·'도너패밀리' 한자리에
120만 명 장기기증희망등록·969건 신장 기증
"장기이식 대기하다 매일 8명 씩 목숨 잃는 상황"
"생명나눔 문화 확산 위해 최선 다할 것"



[앵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34주년 기념식을 갖고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지난 노력을 돌아봤습니다.

본부는 "숭고한 사랑실천 정신을 전하며 우리사회 성숙한 장기기증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3년 장기기증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을 시절,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신장을 내준 박옥남 씨.

박 씨는 목사 사모로서 교회의 한 젊은 자매가 만성신부전으로 투병하다 일찍 세상을 떠난 데 큰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신장기증으로 생명을 살린 이들의 사연을 접하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숭고한 사랑 나눔에 동참했습니다.

[박옥남 / 자매 신장기증인]
"그때는 투석(치료)도 어떻게 되는지 잘 몰랐고, 이식이라는 것은 말할 수도 없었는데… 제 자신이 정말 하나님으로부터 굉장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나도 여기에 한번 동참을 해보자, 그래도 나한테는 너무 건강한 몸을 주셨으니까 신장을 하나 기증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박옥남 씨의 사랑실천은 동생 박옥순 씨에게도 이어졌고 두 자매 모두 신장 기증자가 됐습니다.

지난 2022년 소천한 동생 박옥순씨는 시신 기증을 하며 마지막까지 아낌없는 생명나눔의 사랑을 보여줬습니다.

자매신장기증인 박옥남 씨와 박옥순 씨.자매신장기증인 박옥남 씨와 박옥순 씨.
지난 2008년, 갑작스럽게 쓰러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게 된 정선자 씨.

정씨는 생전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헌혈에 적극 나서는 등 평소 생명사랑의 정신을 보여준 남편의 뜻을 따라 뇌사 장기기증을 결정했습니다.

일평생 경찰관으로 복무하며 성실과 책임감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했던 남편 김유신 씨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신장과 각막 등을 기증하며 4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정선자씨는 상실의 아픔을 생명나눔의 가치로 승화하며 봉사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선자 / 도너 패밀리]
"우리 남편이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면 좋겠는가 싶어서 제가 올해 대학교에 만학도 전형으로 (입학했어요.) 늘 눈이 돼서 지켜보고 있고, 심장이 내 주변에서 뛰고 있는 우리 가족들이 있으니까 (유가족분들이) 긴장하고 열심히 두 배의 삶을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부부, 형제, 자매, 부자 기증인의 뜻 깊은 사연을 나누고, 릴레이 신장이식 등 본부의 지난 사역들을 돌아보며 변함없는 사랑실천을 다짐했습니다.

[김근묵 / 부부 신장기증인]
"제가 살아오면서 정말 가장 잘한 선택은 장기 기능이었습니다. 항상 다른 분들이 슈퍼맨처럼 보는데 전혀 그런 거 아니고요. 제 마음의 희열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남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랍니다. 자기 자신이 행복해지고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서 봉사를 한다고 그랬거든요. 남은 인생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박진탁 이사장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생명 나눔의 싹이 오늘날 푸른 나무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여러분의 사랑과 정성이 있었습니다. 생존시 신장기증인과 뇌사 기증인들, 그리고 도너패밀리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국내 장기이식 대기 환자가 5만 3천 명에 육박한 가운데, 매일 8명이 생명을 잃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생명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사랑실천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 [영상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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