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분법적으로 교단을 나누는 건 어렵겠지만 대다수의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진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은 보수 교단으로 인식됩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교회 안으로까지 침투한 상황에서 기장과 고신 총회장과 임원들이 만나 한국교회에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한혜인 기자의 보돕니다.
(왼쪽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정태진 총회장과 한국기독교장로회 박상규 총회장이 화합의 의미를 담아 포옹을 하고 있다. 최내호 기자[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기장과 예장고신은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큰 틀에서 각각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교단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만남은 기장 총회의 제안에 예장고신 총회가 화답하며 성사됐습니다.
교계 지도자 모임이나 개인적 차원의 만남이 아닌 총회 차원에서 두 교단의 단독 만남이 이뤄진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교회 안까지 파고든 상황에서 두 교단 임원들이 만나 예배하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한국교회에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 교단 임원들은 분열의 역사가 이 땅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교류가 한국교회에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상규 총회장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하나 되고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우리 신앙인들이 어디서부터 찾아야 될까라고 고민을 하고 기도를 하다가 너희들이 먼저 하나 되지 않고 어떻게 하나 됨을 설교할 수 있겠느냐…"
[정태진 총회장 /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
"우리 두 교단은 한국의 진보와 보수의 대표적인 교단입니다. 이 교단이 이런 시국과 이런 상황 속에서 만난다는 것은 정말 한국교회에 큰 메시지를 던지는 만남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본부 대회의실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 임원들 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간담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내호 기자한국기독교장로회와 예장고신 총회는 하나의 장로교에서 분열된 교단입니다.
예장고신은 1952년 신사참배를 거부한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교회 정화 운동을 외치며 나오게 됐고, 기장은 1953년 자유주의 신학 논쟁을 계기로 교회의 사회 참여를 강조하며 세워졌습니다.
신사참배와 관련해 기장 총회는 2007년, 신사참배에 가담하고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한 과거의 죄를 회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신사참배와 부일 협력에 대한 죄책 고백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기장과 고신은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 오는 4월 6일 주간에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9월 6일에는 장로교가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날인 9월 10일의 치욕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양 교단 연합예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