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행보로 교계 안팎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전광훈 목사와 손현보 목사. 부산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지난 2021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제71회 총회 당시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달라는 조사 보고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예장 고신은 격론 끝에 전광훈 목사를 이단성 있는 인물로 규정하고, 교류와 참여 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송주열 기자[앵커]
12.3 내란 사태 이후 전광훈 목사 등 교계 일부의 극우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정통 교단들이 신성모독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신앙의 본질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예장 고신총회에서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려다 못했던 수년전 상황은 한국교회 전반의 정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예장 통합과 합동, 고신, 기감 등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는 지난 2020년 2월 전광훈 목사가 애국운동을 빌미로 반성경적, 비신앙적, 비신학적 발언들을 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신앙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주의를 요청하는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주요 교단들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에 착수했고, 전광훈 목사가 이단성이 있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정기총회에 보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등 신앙의 순수성을 무엇보다 중시해 온 예장 고신총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장 고신은 지난 2021년 9월 제71회 정기총회에서 전광훈 목사의 신학사상과 한기총 대표회장 재직 당시 이단 옹호 행적, 전 목사의 비성경적 발언 등을 근거로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이대위 보고를 처리할 예정이었습니다.
[녹취] 강학근 총회장 / 예장 고신 제71회기 (2021년 9월)
"지난 총회에 보고된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이 있는 이단단체 옹호자 규정은 그대로 받아주심이 가한 줄 아오며, 추후 2개월 안에 본 총회에 공개 사과와 회개 증거가 없을 시에는 보고된 대로 그의 이단적 행적과 언행에 근거하여 이단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참여와 교류금지를 결정함이 가한 줄 아옵니다."
당시 총회 분위기는 전광훈 목사의 이단옹호 행적과 신성모독 발언이 공교회적 공분을 불러왔기 때문에 이대위의 보고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녹취] 강학근 총회장 / 예장 고신 제71회기 (2021년 9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받기로 동의합니다) 받자는 동의있습니다(재청합니다) 재청있습니다 가부 묻겠습니다.(아니오)"
그러나 총대들 가운데 한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손현보 목사가 전광훈 목사의 이단 규정을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 손현보 목사 / 부산세계로교회(2021년 9월 71회 총회)
"어떤 것을 강조하다보면 그럴 수 있는 건데 그런 걸 가지고 우리가 다 이단으로 규정한다면 지금 우리가 설교를 전부 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이단 안 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녹취] 손현보 목사 / 부산세계로교회(2021년 9월 71회 총회)
"얼마 전에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던 어느 한 KBS 이사 그 분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감정이 격하면 우리가 그 사람을 이단옹호자라고 할 수 있는 거고 그 사람이 우리를 보고 바리새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건데…"
결국 예장 고신총회는 손 목사 발언 후 격론 끝에 전 목사를 이단으로 바로 규정하지 않고, 이단성이 있으므로 교류와 참여를 금지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주요 교단들이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지 못한 배경에는 이처럼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보를 두둔하는 교회 정서가 있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허호익 은퇴목사 / 전 대전신대 조직신학
"근본주의라도 기본적으로 정교분리와 이제 신앙의 윤리적인 원칙 그런 거는 지키거든요. 그리고 근본주의라고 하더라도 정치 편향적으로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폭동을 선동하거나 그런 기독교는 없어요."
교계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과 무관한 정치 선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이라며 공교회적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녹취] 옥성삼 박사 /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사무총장
"전광훈 부류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정확하게 짚어 줘야 되지 않을까 지금 시점은 그 다음에 반사회적인 이단들의 활동들에 대해서 좀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동안에는 이단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교계 언론 중심으로 나왔는데 사회 언론으로 공포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