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회 사건' 44년 여전한 고통…국가폭력 인정 2년 재심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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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회 사건' 44년 여전한 고통…국가폭력 인정 2년 재심은 언제?

  • 2025-03-13 19:16
한울회 사건 피해자, "법적 족쇄와 올무가 인생 지배"

한국교회 인권센터·한울회 사건 피해자들, 13일 재심 촉구 기자회견
재심 촉구 탄원 1,328명 연대 서명 전달
"국가폭력 피해자 회복과 안전한 사회 위해 정의로운 판결" 호소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1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재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주열 기자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1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재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주열 기자
"북한으로부터 어떤 지령을 받았느냐 ?"
"북한으로부터 자금을 얼마나 받았느냐 ?"

1981년 3월 15일, 주일 성경공부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된 박재순 씨가 강제 연행된 후 밤낮으로 취조 받은 질문이다.
 
박 씨는 수사 당국으로부터 각종 고문과 가혹행위, 협박을 받으며 한울모임이 북한과 관련됐다는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23년 12월 12일 한울회 사건에 대한 결정문에서 "신청인들은 수사기관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았고, 불법구금, 폭행, 고문, 가혹행위 및 진술 강요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가의 사과와 재심을 통한 명예 회복을 권고했다.

그러나 박재순 씨는 진화위의 결정에도 국가가 날조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계엄법 위반의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박재순 씨는 "법적인 족쇄와 올무가 저의 평생을 지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행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임정묵 씨는 진화위로부터 진실규명을 받고 명예회복이 될 줄 알았지만 재심 청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 국가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하는 심정이다.
 
임정묵 씨는 "44년 전 한울회 사건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고 국가폭력의 희생자임에도 아직도 그 진실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폭력에 대한 일말의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재심 촉구 탄원서를 법원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재심 촉구 탄원서를 법원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
대전의 한 신앙공동체를 국가폭력의 희생자로 만든 사건,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1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법원의 재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교회 인권센터와 한울회 사건 피해자 재심촉구위원회는 재심을 촉구하는 1,328명의 연대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이기도 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재심 개시를 원하고 함께 마음을 모으는 이 자리가 우리들의 억울함뿐만 아니라 이 사회 곳곳에 만연된 많은 피해자들 그리고 국가폭력에 의해서 한 인생과 한 가족과 한 사회가 망가져 가는 일들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국가폭력 44년은 너무 긴 시간"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재심 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은 "1981년 2,30대 청년이었던 피해자들은 노인이 되었고, 18살, 19살 어린 학생들은 손주를 볼 나이가 돼 이 자리에 섰다"고 전했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은 "법원이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며, "이 참담한 역사를 딛고 더 나은 세계로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극복이고 치유라고 믿는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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