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최근 신장과 간을 기증한 장원호 장로의 항암 치료비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기증으로 두 명의 생명을 살린 장 장로가 담도암으로 투병 중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모금에 나선 건데요.
생명나눔을 몸소 실천한 장 장로를 향한 사랑의 손길이 모이며 아름다운 사랑의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4년,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신장을 내어준 장원호 장로.
장 장로는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던 중 상관을 통해 복음을 처음 접하고 삶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장 장로는 "이후 사업 실패 등 인생의 굴곡 속에서 기도원에서 기도하던 중 깊은 체험을 하게 됐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한없는 사랑을 나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 장기기증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30여 년 전, 장기기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만큼 반대와 우려, 오해도 많았지만 그 사랑의 결심을 막지 못했습니다.
[장원호 장로 / 광주 성림교회]
"어떻게 하면 더불어서 사람들하고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것을 기도하는 중에 생활은 넉넉치 않고, 물질로는 봉사가 좀 어렵고, 그래서 '내 몸이라도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 (기도했습니다.)"
1994년 11월호 선한이웃에 실린 장원호 장로의 신장 기증 사연.신장을 기증한 뒤 꼭 10년 후, 장 장로는 자신의 간의 일부도 타인을 위해 대가 없이 나누었습니다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수술의 고통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간부전 환자에게 새 생명과 희망을 선물했습니다.
[장원호 장로 / 광주성림교회]
"(기증받은 분이) '교회 다니는 집사님이 나한테 간을 기증해줘서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말도 하고 다닌다'고 말하는 것을 주위 사람, 간호사나 누군가 와서 (전해줄 때) 내 몸은 아프지만 그래도 마음은 엄청 기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습니다."
장원호 장로는 장기기증 이후에도 30년간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해왔습니다.
택시운전사로, 양봉업자로 근면성실하게 일하며 장기기증 인식 개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왔습니다.
2013년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장원호 장로 (왼쪽 끝).하지만 지난해 말,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담도암 3기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로 고가의 표적 항암 치료만이 가능한데, 예정된 치료를 병행하는 데에만 최소 약 8천만 원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개인 보험이 가입돼 있지 않은데다, 항암 후유증과 고령의 나이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막대한 치료비가 큰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 장로의 치료비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본부 규정상 장기기증과 무관한 질병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치료비를 지원할 수 없지만, 장 장로의 숭고한 생명나눔 정신을 알리고 이어가기 위해 나선 겁니다.
[이금복 국장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원호 님은 30년 전에 믿음 하나로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들과 나누고자 생명 나눔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소중한 생명을 살린 분입니다. 그분의 사랑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렸으면 좋겠고, 건강 회복을 위해서 많은 분들이 같이 후원과 기도로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항암치료 중인 장원호 장로의 모습.현재 장원호 장로는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항암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치료와 입퇴원을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망설임 없이 신장과 간을 나누며 두 생명을 살린 장원호 장로의 사연은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연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원호 장로 / 광주성림교회]
"나는 생명을 두 사람을 살렸고, 하늘나라에 간다는 그런 기쁨이 지금도 항상 있거든요. 이 방송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이 나눔의 기쁨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스스로 체험을 하면서 그렇게 살면 참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밝아지고 그러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 장로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건강을 되찾는다면 더욱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장원호 장로는 신장과 간을 기증한 후에도 건강한 생활을 이어오며 장기기증 인식 개선에 앞장섰다. [영상기자 정용현 ] [영상제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