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김포와 인천 지역 6개 교회 모여 주일 학교 공동 운영
미자립 교회가 힘 모아 새로운 실험 결과에 주목 받아
처음엔 어색했던 어린이들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 돼
[앵커]
즐거운 어린이날이 지나갔지만, 다음세대를 바라보는 교회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자립 교회들이 연합해 주일 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신나게 찬양을 부르는 어린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밝게 만듭니다.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스프링 미니스트리. 주일마다 6개 교회 아이들이 모여 연합으로 예배를 드리는 장소입니다.
연합 주일 학교 예배에는 김포 한맘교회와 주빛교회·푸른교회·사랑스러운교회·새나무교회·바울교회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6개 교회에서 모인 아이들이 이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동안, 어른들은 각자 출석하는 본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는 방식입니다. 예배를 드린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각자 교회로 향합니다.
연합 주일 학교 사역은 최재준 목사의 고민에서 비롯됐습니다. 미자립 교회 특성상 주일 학교 공간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사역자 구하기는 더 힘든 상황에서 같은 형편에 있는 교회들이 힘을 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연합 주일 학교 사역의 시작입니다.
특히 한 초등학생이 최재준 목사에게 설교도 어렵고, 예배도 재미없다는 하소연이 연합 주일 학교 사역을 구체화하게 만들었고, 김포에서 공유 교회 사역을 하고 있는 어시스트 미션의 도움으로 예배 공간을 어린이 친화적으로 꾸밀 수 있었습니다.
최재준 목사 / 스프링 미니스트리
"좀 미안했고요, 아이한테 내가 너희들을 위한다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질문이 하나 생겼어요.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왜 모든 교회가 어른 중심 교회여야 되는가, 한 교회 정도는 어린아이 중심의 예배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됐고요."
처음에는 어색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됐습니다. 다행히 7개월 여가 흐른 현재까지 연합 주일 학교 사역은 순항하고 있습니다. 연합 주일 학교 예배는 어린이가 주도적으로 나섭니다.
김은진 전도사 / 스프링 미니스트리 담당 사역자
"저희는 아이들이 주도하는 예배를 드려요. 그래서 아이들이 찬양 인도를 하고, 설교 때는 일방적인 설교가 아니라 소통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랬는지, 이건 어떤 스토리인지 이해하게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최재준 목사는 목회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오해를 불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최재준 목사는 이와 같은 우려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연합 주일 학교에 참석한 뒤, 본 교회로 돌려보낸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또 사역자는 어느 교회에도 속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몇몇 교회가 최재준 목사의 생각을 이해했고, 무엇보다 개교회주의가 아닌, 어린이들의 영혼을 생각하면 연합 주일 학교 사역도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최재준 목사는 자신보다 아이들을 보내주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더욱 대단하다며, 이 사역이 더욱 확장되길 기대했습니다.
최재준 목사 / 스프링 미니스트리
"당신의 영혼을 위탁 받아서 당신의 교회에 다시 파송하겠다 하는 원칙을 지켜 나가는 걸 보여 드리면 이 사역을 더 진정성 있게 봐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많은 어린이들이 교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을 제외하면 교회에서 다음세대를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미자립 교회들이 연합해 시작한 주일 학교 사역이 다음세대로 고민하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