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 씨의 과로사 사망사건은 우리 시대 노동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추모 1주기를 맞아 정슬기씨의 산재 인정과 쿠팡 본사의 사과를 받아내기까지 교회와 시민사회단체의 활동 내용을 담은 백서가 출간됐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쿠팡택배노동자 고 정슬기 씨의 1주기를 맞아 정슬기 대책위원회가 그간의 활동을 담은 투쟁백서를 발간했습니다.
백서는 지난 9월 이후 6개월 간 대책위의 모든 활동을 기록했습니다.
유가족의 이야기, 각종 보도의 내용, 활동의 성과와 평가도 담았습니다.
특히 대책위의 일원으로써 기독교의 이름으로 함께 한 예배와 기도회의 설교문, 찬송, 기도문까지 모두 담아냈습니다.
[전수경 대표 / 노동건강연대]
"쿠팡 본사가 가장 두려워 한 게 작은 기도와 노랫소리라고 생각하고 그게 이 백서에 조금이라도 담겼길 바랍니다."
대책위에서 함께 활동한 영등포산업선교회 손은정 총무는 이 백서에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산재를 인정받기가 어려웠던 물류 개인사업자의 노동자성이 인정됐고, 특히, 지난 5년 간 20여명의 노동자가 사망할 때까지 외면했던 쿠팡의 사과를 이끌어냈다면서, 이 기록은 열악한 노동현실을 개선하는 작은 씨앗이 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손은정 목사 /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앞으로 개인사업자들에 대한 보호, 노동자로서 역할 하는데 개인사업자로 분류돼서 전혀 어떤 보호를 못 받는 지금 현행 질서, 잘못된 관행을 깰 수 있는 작은 선례이고…"

1주기를 맞아 추모기도회도 열렸습니다. 유가족들을 비롯해, 대책위에서 함께 활동했던 교회 교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100여명이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했습니다.
추모 기도회에서는 무엇보다, 또 다른 정슬기가 나와선 안된다면서 여전한 우리사회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기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득훈 목사 / 정슬기기독교대책위 고문]
"쿠팡이 진정으로 변할 때까지 끈질기게 강력한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행정부와,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사회 전체가 더 이상 불의한 자본 편이 아닌 억울한 노동자들의 편에 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들의 추모기도회를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잠시 입국한 정씨의 아버지 정금석 선교사는 노동자도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해달라고 당부를 남겼습니다.
[정금석 장로 / 선교사, 고 정슬기씨 아버지]
"다시 이 땅에서 저희 아들과 같은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노동자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말씀을 드립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영상편집 이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