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역사를 손끝으로 경험" 시각장애인 위한 촉각순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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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역사를 손끝으로 경험" 시각장애인 위한 촉각순례 진행

  • 2025-07-01 18:30


[앵커]

시각장애인 목회자들이 강화도의 선교역사 순례에 나섰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밟아보고 손끝으로 느껴보면서, 선교역사를 온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강화도 첫 순례 장소는 강화 최초의 교회인 교산교횝니다.

1892년 강화도에 온 존스 선교사를 통해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이듬해 세워진 교산교회를 시작으로 강화 전역에 복음이 확산됐습니다.

[조문섭 사역목사 / 토비아선교회]
"야소교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거예요. (김초시가) 도저히 이해가 안돼서 찾아보니까 이승환과 이승환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예배드리고 매주 지나갔던 그 사람이 전도인이었다는 거예요.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변화가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교회 옆 역사기념관. 앞서 들은 설명을 떠올리며 초기 신앙인들을 손끝으로 만납니다.

"이분이 김상임입니다. 아까 설명드렸던 김초시라는 분."

"코가 잘 생겼네."

"그리고 이 분이 이승환. 아까 어머니 모시고 처음 세례받았다는 그 아들.."

교회 마당 한 켠에 조형물로 세워진 선상세례 장면도 손으로 만져봅니다.

배 위에서 세례를 집례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과 간절함이 온 몸으로 느껴집니다.

[이은영 전도사 / 천안예닮교회]
"설명만 들었을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실제로 가서 올라가서 경험해보니까 실감나더라고요. 아 이렇구나  
이런 모양이고 세례를 이렇게 받았겠구나 이런 게 더 와 닿고 실감이 나더라고요."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과 서양 바실리카 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공회 강화성당.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을 그대로 밟아보고, 성당 내부를 구석구석 만져보면서, 백년을 뛰어넘는 역사를 체험합니다.

"이게 백두산에서 온 나무래요." "이게 백년이 넘은 거네요."

시각장애인 선교단체인 AL미니스트리와 성지순례 전문단체인 토비아선교회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성지순례, 촉각순례를 마련했습니다.

촉각순례는 손으로 만져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유리관 안에 자료를 전시하는 기념관이나 박물관 보다는, 직접 체험이 가능한 장소를 찾아갑니다.

안내자의 설명에도 세심함이 곁들여집니다.

[조문섭 사역목사 /토비아선교회]
"방향이라든지 모양이라든지 이런 부분둘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강화 순례는지난해 남도순례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각장애 목회자와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지난 해 교인들과 함께 촉각순례를 경험한 서민택 목사는 촉각순례가 시각장애 교인들의 신앙이 깊어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서민택 목사 / 서울 삼성교회]
"실제로 만지고 실제로 가서 그 냄새라든지 그런 부분을 같이 체험하고 나니까 신앙에 있어서 좀 더 진지해지고 구체적으로 묵상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더 주님 앞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신앙생활 했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AL미니스트리와 토비아선교회는 오는 11월 해외 촉각 순례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외순례에는 20명의 시각장애 목회자들이 참가해 글로만 읽었던 바울의 선교여행을 직접 따라가며, 온 몸으로 성경을 체험할 계획입니다.

[정민교 목사 /AL미니스트리]
"그래서 저는 이 순례를 여행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25만 시각장애인들의 복음화를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목회자들이) 더 복음을 잘 받아들이고 잘 이해해서 성도들에게 흘려보내고 성도들과 함께 순례를 떠날 수 있는 그런 길들을 만들려고 이런 사역을 준비하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AL미니스트리와 토비아선교회는 내년부터는 시각장애 평신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성지순례를 마련해 성지순례의 유익함을 시각장애인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이선구 영상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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