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전도사(대전새로남교회 영아, 유치부)가 미취학부 교사 교육을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한국 교회의 주일학교 붕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출산이라는 인구통계학적 위기가 근본 원인으로 꼽히지만, 교육 현장 내부에 자리한 '구조적 방치' 역시 뼈아픈 요인이다. 초·중·고 공교육 시스템에서 교사는 매년 수십만 원의 국가 예산 지원을 받으며 의무적으로 전문 역량을 강화한다. 반면, 영혼을 구원하고 성화시키는 막중한 사역을 담당하는 교회 학교 교사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한국 교회는 과연 얼마의 예산과 시스템을 투자하고 있을까.
지난 18일, 광주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인 양림동에서 열린 '넥스트 교사컨퍼런스 광주 2026'은 이 불편한 진실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 자리였다.
교단 분열의 벽을 허문 '다음 세대'라는 절박함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주최 측의 구성이다. 과거 신학적 이견으로 갈라졌던 예장통합, 예장합동,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의 '세 양림교회'가 다음 세대 교육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서 교단의 벽을 허물고 공동 주최로 나섰다. 여기에 중소형 교회를 위한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는 '넥스트교회교육원'이 합세했다. 이는 개별 교회의 역량만으로는 급변하는 교육 생태계와 아이들의 눈높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지역 교계의 절박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성 부족의 문제입니다"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진행된 컨퍼런스는 흔히 볼 수 있는 뜨거운 부흥회나 결단 집회가 아니었다. 철저히 '사역 현장을 위한 전문 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대욱 대표(넥스트교회교육원) 컨퍼런스 취지와 넥스트 교회 교육에 대해 인터뷰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넥스트교회교육원 측은 "사역의 성과 문제는 신앙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문성 부족의 원인이 크다"고 꼬집었다. 열정과 헌신만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은 미취학부, 유초등부, 청소년부 등 연령별 발달 이해 과정과, 교역자와 평신도 교사를 분리한 맞춤형 전략 강의로 세밀하게 쪼개어 진행됐다.
현장 중심의 대안을 제시하는 강사진의 메시지는 구체적이고 날카로웠다. 청소년부 교역자 교육을 맡은 정석원 목사(오늘의교회)는 "예배에 와주기만 해도 좋다는 타협을 버리고 예배 자체에 사활을 걸라"고 주문했고, 유초등부 윤가영 전도사(장지교회)는 "가치관이 굳어지기 전, 복음이 세상의 생각보다 먼저 선점해야 한다"며 초기 교육의 타이밍을 강조했다.
김민철 목사(언덕교회)가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사역자의 리더십'에 대해 강의했다. 한세민 기자교역자를 위한 리더십 발제도 이어졌다. 김민철 목사(언덕교회)는 공통 강의를 통해 "아이들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사역자의 '삶의 태도'를 통해 리더십을 느끼고 복음을 체험한다"며, 광야와 같은 사역 현장에서 내면의 성숙이 곧 사역의 역량임을 역설했다.
좋은 사역자를 기다리지 말고, 훈련시켜라한국의 중소형 교회들은 훌륭한 교육 전도사나 전문성 있는 교사가 제 발로 찾아와 주기를 막연히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넥스트 교사컨퍼런스'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직접 훈련시켰듯, 교회 스스로가 사역자와 교사를 가르치고 키워내는 '교육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교회의 미래는 건물의 크기나 재정이 아니라,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교사 한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 광주 양림동에서 쏘아 올린 기독교 교육의 전문성 강화라는 화두가, 위기에 처한 한국 교회 주일학교 생태계에 어떤 체질 개선을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