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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크리스천칼럼] 다음세대, 성찰의 동반자

[CBS 크리스천칼럼] 다음세대, 성찰의 동반자

  • 2026-07-20 17:12

다음 세대: 믿음, 최고의 유산 24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CBS 자문위원) 


 '다음 세대, 믿음 최고의 유산'…이라는 주제를 정한 그룹은 분명 기성세대입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가 기성세대를 향해 이 주제를 요청했는지에 대해, 우리가 그들에게 물은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최고의 유산은 믿음'이라고 정의하는 기성세대에게, 다음 세대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요?

다음 세대 모두의 대답일 수는 없겠으나, 일면이라도 알고자 하는 마음에, 가까이에 있는 몇 몇 20대 사역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의 답변이었습니다.

'기성세대가 다음세대를 염려할 만큼 자신들은 잘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염려할 만한 현상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세대는 믿음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고 단정하고 접근하려는 것 같아 불편한 느낌이 들어요'. 
'다음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염려를 키운 주체는 본래 기성세대가 아닐까 생각해요', 
'워낙 많이 들어서 익숙한 말인 반면, 실제 사역현장에서는 기성세대에게 과연 다음세대를 위하려는 마음이 있는 건가, 말로 퉁치려고 하는 건 아닌가…라는 의심이 많이 들곤 했었어요'.
'기성세대가 말하는 '믿음'의 실체에 대해서 궁금해요…'. 
 
믿음이 최고의 유산인 건 알겠으나, 그렇다면 우리가 최고의 유산이라 말하는 '그 믿음'을 기성세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믿음을 지극히 편향적으로 이념화시킨 무리들의 주장과 확신이 갈수록 강고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그런 믿음을 유산으로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믿음에서 기복성을 온전히 배제시키려는 시도는 사람이 아니고자 하는 것일 수 있음으로 성취 불가능한 것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또 일방적인 기복적 태도를 믿음으로 규정하려는 어떤 '열망'을 믿음이라는 유산으로 남기려는 건 아닐까요? 무형의 자산 곧 가치관, 하나님 나라의 바른 질서에 대한 헌신, 세계를 바라보는 복음적인 관점과 행동, 성숙한 선교적 사고와 성찰과 실천들은 결국 말이나 잔소리나 염려스러워하는 글이 아니라, 선배 세대들의 뒷모습, 특정한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엇을 결정하는 방식이나 선택하는 태도,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서 전해지기 마련일텐데, 과연 우리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그런 헌신, 관점, 행동, 태도, 표정을 가지고 있는 게 맞는 걸까요?
 
그리하여 저는, 우리가 그들에게 배울 것은 없는지… 먼저 묻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교회들에서도 그렇게 하시겠으나, 저희 교회의 경우에는 각 주일학교마다 중고등부 친구들 상당수가 보조교사로 투입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교육 전략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교사의 부족을 메꾸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과입니다. 물론 강제하지는 않았고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호소했을 겁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청소년들이 기꺼이 기쁨으로, 한결같이, 꾸준히 보조교사로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합니다. 분위기상 3-40대들은 육아와 가족 돌보기로 분주하고, 50대들은 지쳐서 기피하는 반면, 청소년들은 성실히 헌신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런 방식으로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을 위한 행정지원, 인력지원, 활동지원 등에 몰두하는 동안, 놀라운 만큼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그동안 '주어야 하는 기성세대'와 '받아야 하는 다음세대'라는 식으로, 너무 단순하게 구도를 잡은 건 아닐까?. 다음 세대는 기성세대가 무엇을 해 주어야만 하는 '미숙한 세대'이기 전에,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위해 완전한 사역을 이루신.., '현재 빛나고 있는 믿음의 세대'는 아닌 걸까?, 기성세대와 다음세대는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아니라, 상호 간 주고 받는 관계라는 의식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교회는 다니는데 예수가 잘 안 믿어지는 성도들의 신청을 받아, 마주 앉아 대화 나누는 '영혼의 네비게이션'이라는 모임을 가끔 진행합니다. 올 상반기에는 총 7명의 청장년들이 신청을 하여 두 주간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빛났으나 그 중 두 명의 청년이 기억납니다. '언주'는 어릴 때 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세뇌된 건 아닌지 의심하면서, 하나님이 안 믿어진다는 확신 속에서 살아왔다고 고백한 자매인데, 놀랍게도 모임 시작하기 직 전, 주일 예배를 드리는 동안… 하나님의 현존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시후'는 '삶을 위해 최대의 이득을 얻으려는 선택을 한다면, 하나님을 믿는 게 맞다. 하나님을 안 믿는다고 해서 좋아질 게 없다는 걸 알았다'…고 말하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동의가 됐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이들의 논리 보다, 이들의 추구에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그 추구 뒤에서 이미 이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계시는 주님을 느낄 수 있어서, 부끄러우면서도 감사했습니다. 다음 세대는 자기들에게 뭔가를 남겨주려는 강박에 쫓기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도 여전히 분투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과 대화하고, 서로 배우려는 선배 친구들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