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이면 20대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새 정부가 등장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야당을 했던 새 정부가 지금의 여당에게 협력을 구해야 할 상황입니다. 우리의 정치를 보면 여당과 야당의 공격과 수비 고정 역할로 인해 협치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가 초당적 대북정책을 추진함으로 큰 성과를 낸 협치의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새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며 당선자의 공약을 이행하고자 세심히 노력 중에 있습니다. 비록 선거운동 중에는 여야가 각을 세우며 신랄한 비판을 했을지라도, 이제 새 정부는 초당적 협력을 모색하길 바랍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 공약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는 한반도 변환의 실현입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경제 협력도 할 수 있지만, 비핵화 없이는 어렵다는 게 핵심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위협적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했습니다. 힘을 통해 안보를 확보하며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발상입니다. 그러나 이전 정부들이 힘의 논리로 어떤 결실도 이루지 못했음을 직시하며, 새 정부는 교류와 협력, 평화와 공존에 최고 가치를 둘 수 있길 바랍니다.
둘째는 인도적 대북지원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나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견해가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나 당선자의 공약은 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 그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등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제 새 정부는 한미관계는 물론이고 국제적 관계에서도 더욱 주체적이고 더욱 당당할 수 있길 바랍니다.사실 당선자의 공약에는 인도적 대북지원 관련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속빈 강정입니다. 그러나 새 정부는 북한의 절실한 상황을 인지하고, 인도적 대북지원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해서 실행하기를 바랍니다.
셋째는 한미동맹을 통한 북핵 대처와 확장 억제입니다. 이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 각종 회담을 정례화하며, 유사시 한미 간 핵무기 전개 협의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핵우산 신뢰도를 향상하고, 쿼드 산하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고려되지 않았고, 우리의 선진국 진입과 세계 6위 군사 강국의 자존심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새 정부는 한미관계는 물론이고 국제적 관계에서도 더욱 주체적이고 더욱 당당할 수 있길 바랍니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민 합의에 기초한 통일방안'을 위해 다양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미세먼지, 재해재난, 기후변화 공동대응과, 산림·농업·수자원 협력을 위해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안을 논의한 것은 참 기대가 됩니다.
남북한의 평화통일은 어느 한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전체 7,500만 명의 숙원입니다. 국민적 합의로 방안이 나와야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추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세대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환경 문제는 남북 모두에게 절실한 사안입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남북정부 간의 대화가 차단된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한 축으로 국민적 통일 방안의 제안과 그린데탕트 참여, 나아가 남북간의 만남과 용서, 화해와 평화, 공존과 번영 등을 이루는 길에서 크게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