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돼 있다. 황진환 기자[앵커]
일본 경시청이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피습 사망사건에 대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가 통일교에 심취한 모친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의 관계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 내 통일교 탈퇴자들을 도와 온 일본 기독교이단상담소는 아베의 죽음으로 일본사회가 큰 충격에 빠져있다며, 이단의 힘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피습 사망 사건 원인이 특정 종교,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일본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통일교에 심취한 어머니가 통일교에 헌금을 하면서 가정파탄에 이르게 됐고,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통일교는 국내에서 신천지만큼이나 반사회적인 종교로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서점에서 통일교에 의한 피해사례를 연구한 서적을 만나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일본 내 통일교 헌금 피해자들을 측면 지원해 온 변호사들은 지난 2017년 CBS가 일본 내 <통일교 르포> 취재를 진행할 당시 통일교와 자민당의 40년 이상 된 유착 의혹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야마구치 변호사 /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 회장
"통일교의 정치세력화는 아베 신조 총리의 할아버지 기시노부스케 전 수상 때부터 시작해 사사가와 료이치가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 통일교가 조직적으로 자민당 정권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인터뷰] 와타나베 변호사 /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 사무총장
"(1991년에) 적어도 100명 이상의 통일교 신자들이 자민당 국회의원 비서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문선명을 세계의 왕으로 세우려는 것이었습니다. 국회의원들 모르게 비서들끼리 모임을 갖고, 의원들의 동향도 나누고 체크하는 일도 공유했습니다."
일본 통일교와 자민당 정권이 각각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단 전문가들은 일본 통일교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외할아버지 기시노부스케 전 수상이 도움을 줬고, 아베 신조 전 총리 역시 통일교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왔다고 말합니다.
이로 인해 통일교에 대한 원한을 갖고 있던 용의자가 통일교와 유착된 것으로 의심을 받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총을 겨눴다는 진단입니다.
[인터뷰] 장청익 목사 / 일본기독교이단상담소장
"통일교가 일본에서 확산하는 과정에서 통일교와 자민당 정치하는 사람들과의 유착관계 저는 이번에 굉장히 경고하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더 이상 이단 사이비에 대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 힘을 이용해서 정권 욕심을 채우려는 일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통일교 일본지부는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통일교 신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용의자의 모친은 한 달에 한번 통일교 행사에 참석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편집 서원익